[쿠키人터뷰①] ‘동이’ 한효주 “연기 혹평에 슬럼프…매주 시험 보는 기분이었다”

[쿠키人터뷰①] ‘동이’ 한효주 “연기 혹평에 슬럼프…매주 시험 보는 기분이었다”

기사승인 2010-10-21 08:59:00

"[쿠키 연예] 지난 8개월 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MBC 대하사극 ‘동이’가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를 뚫고 지난 2월 첫 촬영에 들어갔던 ‘동이’. 한예조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결방 위기까지 가는 등 내우외환이 많았지만 역경을 딛고 일어났다.

‘60부 대작’이라는 기록을 세우기까지 일조한 여주인공 한효주. 타이틀 롤을 맡은 여배우로서 사계절을 카메라에 오롯이 담아내기까지 남모르게 흘렀던 눈물도 많았단다. 연기 경력 6년 밖에 되지 않은 한효주에게 찾아온 대하 사극 ‘동이’는 풀기 어려운 과제만큼 녹록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고. 2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하루도 쉴 날 없이 CF 촬영,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준비 등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8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에 몰입했기 때문일까. ‘강철 체력’으로 소문났던 한효주도 일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감기에 걸렸다. 이날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씩씩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다.

“‘동이’를 촬영하면서 느낀 건 제 연기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매주 시험을 보는 기분이 들만큼 긴장하고 조마조마했죠. 촬영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 대본 받은 지 3시간 만에 촬영할 때도 있었고요. 쫓기듯 촬영하는 게 힘들었죠.”

평소 밝고 씩씩한 성격이지만 연기력 논란 앞에서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단다. 방송 초반 ‘동이’ 캐릭터와 맞지 않는다며 시청자의 질타가 이어진 것. 한효주는 당시를 떠올리며 ‘성숙의 시간’을 보냈다고 자평했다.

“‘동이’라는 대작의 타이틀 롤을 맡아서 부담감이 상당했어요.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고요. 초반에는 시청자의 악플을 보면서 좌절했어요. 연기 못한단 말에 상처받고 슬럼프도 빠졌죠.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무사히 끝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졌어요.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 분위기를 겪으면서 상황 대처 능력과 순발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동이 출연하길 정말 잘했다’는 거예요. 앞으로 어떤 배역이든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극 연기도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헤매기도 일쑤였다. “대본을 받고 연기를 준비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감정일까’ 감이 오지 않는 장면이 많았어요. 사극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배경이라 몰입하기 어려웠고요.”

힘들어하는 한효주를 잡아준 것은 이병훈 PD였다. 그는 자신이 연출한 작품의 캐릭터를 하나씩 보여주면서 연기 지도자를 자청했다.

“1~10번까지 예시가 있었어요. 예를 들면 1번은 ‘대장금’, 2번은 ‘허준’. 이렇게 각 번호마다 작품과 대사가 있었죠. 감독이 지시하는대로 따라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어요. 사실 제가 틀에 맞춰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3회부턴 감독에게 모든 걸 의지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사극 연기에 재미를 느꼈고, ‘동이’를 끝내고 나니 다양한 캐릭터를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고요.”

상대 배우이자 선배인 지진희의 도움도 컸다고 덧붙였다. 지진희에 대해 “태어나서 저렇게 유머러스한 배우는 처음 봤다”며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유도하는 둥글둥글한 성격은 정말 배우고 싶다”고 추켜세웠다.

“현장 분위기를 빵빵 터지게 만들 만큼 재치가 상당하더라고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능력도 대단하고요. 처음 봤을 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면서 배우와 스태프를 독려하는 능력도 탁월하고요. 저는 제 촬영을 하느라 바빠서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이상형이 없었는데요. 선배랑 연기하고 나선 ‘지진희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 생각이 들 정도예요(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쿠키人터뷰②] ‘동이’ 한효주 “청순녀요? 남장 연기하고 싶어요” 이어서"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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