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블랙리스트’ 어디서 나온 말? 김미화 VS ‘연중’ 작가 ‘첨예한 대립’

[Ki-Z issue] ‘블랙리스트’ 어디서 나온 말? 김미화 VS ‘연중’ 작가 ‘첨예한 대립’

기사승인 2010-10-30 13:02:00

[쿠키 연예] 김미화의 ‘블랙리스트’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의 쟁점으로 떠올랐던 ‘블랙리스트’를 의미하는 ‘출연 금지 문건’이 “KBS 2TV ‘연예가 중계’(이하 ‘연중’) 작가로부터 흘러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제3자까지 개입돼 사건이 확대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미화는 ‘출연 금지 문건’ 관련 발언으로 KBS가 제기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4차 출두했다. 조사를 받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교수이자 재즈음악 프로듀서인 남편이 음반을 냈고, 친구가 작가로 일하고 있는 ‘연중’에 쇼케이스 취재를 부탁했다”며 “당시 친구의 답변은 PD와 상의해 보니 ‘김미화가 출연 금지 문건이 있어서 어렵다더라. 윗사람과 오해를 풀어야 한다’ 말했다”고 발언했다.

10년 지기 친구이자 ‘연중’ 작가가 이번 사건에 개입된 것에 대해 “사건이 본질에서 벗어나 진실공방으로 가고 있는 게 안타깝다. 친구와 진실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만든 KBS의 의도도 불만”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7월6일 김미화가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어 출연이 안 된다”는 발언이 ‘연중’ 작가로부터 나왔다는 것에 대해 해당 작가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연 금지 문건을 의미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김미화가 평소에도 강박관념이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블랙리스트와 연관을 지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며 김미화가 사과하지 않을 시 법적 소송을 검토 중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출연 금지 문건, 일명 ‘블랙리스트’ 발언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김미화는 ‘연중’ 작가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연중’ 작가는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들은 사람은 있는데 말한 사람은 없는 아이러니한 형국이다.

둘 다 서로 극명한 입장을 보이다 보니 진원지를 밝혀내기 어렵다. 사건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도 말을 아끼며 쉬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이종철 팀장은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며 “그동안 진행한 조사 내역이나 5차 조사 계획도 밝힐 수 없다”며 대중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중’ 작가는 재차 ‘출연 금지 문건’을 의미하는 단어나 ‘김미화가 KBS 출연이 어렵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해당 작가는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9월2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진상 파악을 위해 ‘연예가 중계’ 팀을 전원 출두하라고 해, 경찰서를 다녀온 게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지금까지 3차 출두를 했고, 그 과정에서 미화가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 전인 7월 3일과 5일 통화한 사람이 맞냐고 물어보기에 잘못한 것도 숨길 것도 없으니 나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난 절대로 출연 금지 문건이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 당시 미화랑 통화했을 때 주변에 ‘연중’ 작가들이 옆에 있어서 그들도 내가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 출연 금지나 문건에 대해 나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 지금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작가는 “10년 지기 친구였던 미화와 이런 일이 있게 돼 무엇보다 충격적이다. 친구 한 명을 얻는 게 쉽지 않은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큰 피해는 아마도 오래된 친구 한 명을 잃는 것이 아닐까”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미화에게 공식적 사과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그 친구도 물론 저에게 섭섭한 게 있을 것이다. 아직은 서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이번 사건에 휘말리면서 “신뢰감을 줬던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방송작가 생활을 20년 정도 해왔고, 특히 KBS에서는 13년 동안 일을 했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해 온 것들이 있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믿고 격려해줘서 큰 힘을 얻었다. 신뢰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을 얻는다”고 털어놨다.

‘블랙리스트’ 발언이 불거지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 KBS는 논란의 불씨를 지핀 김미화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KBS 한상덕 홍보국장은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치르는 과정에서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오명을 어느 정도 씻어낸 것 같다. 시간이 지났기에 김미화와 화해할 의향이 있다”며 입장을 표명했다.

한 홍보국장은 “KBS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김미화를 고소하게 된 것은 개인적 감정보다는 법적 절차를 통해서 ‘KBS에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위해서”라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한 개그우먼에게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편견을) 어느 정도 벗어냈으니 화해할 의향이 있고 몇 번 (화해의)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언급됐던) 김제동, 윤도현도 다 나오지 않았냐. 김미화에게도 ‘프로그램과 성격이 맞으면 나올 수 있다. 서로 잘 화해하게 되면 고소도 취하하겠다. 만나서 얘기하자’ 말을 했으나 도리어 우리 측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거절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은 김미화의 트위터 글로 촉발된 일인데 KBS 보고 사과하라니 말도 안 된다. ‘연중’ 작가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왜 혼자만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마치 KBS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KBS에 손을 내민다고 약속하면 우리는 언제라도 소를 취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미화는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건이 다 종결된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 모든 것이 다 밝혀질 때 그때 얘기하자”며 말을 아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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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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