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강간 및 성희롱 혐의로 기소됐던 모셰 카차프(65)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카차프는 관광장관으로 있던 1998년 자신의 여직원을 집무실과 호텔로 불러 2차례 강간한 혐의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03년과 2005년 2명의 여성을 각각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텔아비브 지방법원 재판부는 “피해 여성들의 증언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유죄판결에 카차프가 흥분해 “안돼, 안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차프는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자 2007년 대통령 직에서 사임했고, 지난해 3월 기소됐었다. 카차프의 변호인측은 항소의 뜻을 밝혔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카차프가 항소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내다봤다.


판결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사법제도를 상징하는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법원이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빈민가 출신인 카차프는 2000년 대통령에 올랐을 때 이슬람 국가에서 출생한 첫 대통령으로, 또 가난을 이겨낸 성공신화로 주목받았었다.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대통령이 범죄와 관련 중도 사임한 두 번째 사례다. 고(故) 에제르 바이츠만 전 대통령이 수뢰 사실이 알려져 사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윤일 인턴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