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전문지 와이어드는 24일(현지시간) 홈스가 3000발의 권총 탄약과 3000발의 소총 탄약, 350세트의 산탄총용 탄약 등 모두 3000달러(약 345만원)어치의 무기를 인터넷쇼핑으로 사들였다고 전했다. 이달 초에도 블랙호크 방탄조끼와 칼, 탄창을 인터넷쇼핑몰에서 주문했다. 오로라시 센추리16 극장에서 멀지 않은 홈스의 아파트까지 배달되는 데 단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74㎡(약22평) 크기의 아파트 내부는 엄청난 분량의 폭발물로 가득 차 있었다. 수제 폭탄 30개, 38ℓ의 휘발유, 부비트랩, 폭발물 컨트롤박스, 대형 액화석유가스(LPG)통이 안에서 발견됐다. 벽에는 전투 장면을 찍은 각종 사진과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홈스가 설치한 부비트랩은 구글에서 검색하면 금세 만드는 법을 찾아낼 수 있다. 사건 당시 홈스는 수류탄과 방탄조끼, 대용량 탄띠를 검은 외투 속에 숨기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구매한 때문인지, 1분에 50∼60발을 쏠 수 있는 소총은 어두운 극장 안에서 고장 나 버렸다.
연방수사국(FBI) 폭발물 전문 수사관 출신 레이 로페스씨는 “건물 한 채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분량의 폭탄”이라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규모의 무기창고는 미국에서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문제는 홈스가 이런 무기를 사들이는 동안 FBI나 중앙정보부(CIA)는 아무 것도 몰랐다는 점이다. 연방 테러대응센터 전직 요원이었던 애키 퍼리츠씨는 와이어드에 “정부는 대용량 폭탄에 쓰일 수 있는 화학 비료의 구매자 명단은 쌓아놓고 있지만, 총과 탄약 구매자 명단은 아예 갖고 있질 않는다”고 말했다. 1986년 제정된 총기소유자 보호법 때문에 연방정부는 총기 구매자나 소유자 명단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