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돌 그룹이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지 못하거나, 쉽게 잊혀지는 가장 큰 이유가 개성이 없기 때문이다. 팀 전체를 보면 ‘잘’ 생기거나, ‘예쁘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개개인 하나하나를 보면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팀 전체의 개성 역시 사라진다.
용감한형제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된 빅스타(필독, 바람, 래환, 주드, 성학)는 멤버 한명 한명이 그냥 봐도 평범하지 않다. 더욱이 그 비범함이 그룹에서 누구 하나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내주고 보완해 주며 하나의 커다란 어울려짐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7월 12일 ‘핫보이’로 데뷔할 당시에는 파워풀하면서도 제법 ‘센’ 음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악동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미니앨범 ‘블러썸’(BLOSSOM)은 남자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단 3개월 만에 확실하게 변한 것이다.
“이번에는 ‘핫보이’ 때보다는 확실히 정돈되고 차분하며 성숙된 남자의 모습을 중요시 했죠. 가을도 됐고, 노래도 전체적으로 이별 노래니까요. 이제는 잘 노는 아이들의 모습보다는 그런 아이들이 사랑에 슬퍼하고 이별에 아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수많은 가수들이 이별 노래를 부르지만, 간혹 ‘저 어린 나이에 이별 노래를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곤 한다. 빅스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차례 잘 노는 아이들의 이미지를 갖고 활동했던 이들이 타이틀곡 ‘생각나’에서 표출되는 이별의 아픔을 어떻게 들려줄까 궁금했다.
“저희가 어리지만 저희 나이 나름대로의 아픔이 있잖아요. 그게 물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기란 어렵다고 봐요. 하지만, 도리어 저희가 어린 나이임에도 겪은 연애 경험이나 이런 것들은 저희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나도 그때 그랬지’라는 생각으로 이해해주실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일까 이들 곡의 풍이나 안무는 과거로 다소 회귀했다. 특히 안무의 경우에는 1990년대 중반에 춤 좀 춰본 사람이라면 ‘아 저 분위기’라며 무릎을 칠 정도다. 어떻게 보면 최근 90년대가 소환되면서 그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을 수도 있다.
“사실 안무 면에서 차별화를 많이 두려 노력을 했어요. 또 그런 것이 저희가 잘하는 것 중 하나니까요. 물론 최근에 90년대 노래나 트렌드가 많이 회자되면서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살 수 있지만, 절대 아니에요. 이미 저희 콘셉트는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다음 정규앨범까지 사장님이 다 만들어진 상황이에요. 그때 시기에 맞춰 갑자기 음악을 만들고 안무를 만들 수는 없죠.”
각자가 독특한 개성을 내뿜으면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지만, 이들은 데뷔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빅뱅을 따라했다는 등 다양한 악플이 괴롭힌 것이다. 신인 그룹이 나오면 으레 벌어지는 일이지만, 빅스타의 경우는 그 강도가 심했다.
“사실 저희는 2년 동안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서 나왔는데, 반응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아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저희들끼리 일부러 컴퓨터를 안 보려 자제를 했죠. 하지만 악플러들 때문에 도리어 저희가 더 끈끈해지고 연습을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자극제가 된 것이죠. 그래서 이번 앨범 준비도 더 열심히 했고, 이제는 그 누구와 비교가 아닌 ‘빅스타’로 봐주길 바라는 거죠.”
그 자극제는 이번 앨범에 확연히 묻어났다. 데뷔 후 갑자기 겪은 시련은 이들은 단단하게 만들었고, 노래와 안무를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주는데 있어서 확연히 차이를 느끼게 했다.
“지난 번 데뷔곡은 사실 저희 빅스타를 보여주려고 화려하고 멋있는 느낌 위주로 갔다면, 이번에는 저희가 잘하고,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을 했어요. 좀더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거죠. 이런 모습 계속 보여드리면, 모두들 저희를 좋아해주시지 않을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