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중들은 12년차 여성 그룹 쥬얼리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다양한 반응이 존재하겠지만, 눈에 띄는 반응은 “아직도 쥬얼리가 활동을 하느냐”와 “12년간 명맥을 이어온 가요계의 보석 같은 존재”라는 의견이다. 사실 대중들이 이 같은 체감을 느끼는 이유는 분명하다.
2001년 데뷔한 쥬얼리는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국내 최정상 여성 그룹으로 군림했었다. 특히 박정아, 서인영, 김은정, 하주연이 터트렸던 ‘원 모어 타임’(One mord time)은 KBS 2TV ‘뮤직뱅크’에서 7주간 1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후 박정아와 서인영이 2009년 탈퇴하고, 2010년 박세미와 김예원이 영입되면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여기서 “아직도 쥬얼리가 활동을 하느냐”는 시각이 제시된다.
‘슈퍼스타K’ 출신 박세미가 영입되면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2011년 발표한 디지털 싱글 ‘백 잇 업’(Back It Up)과 ‘패스’(PASS)의 성적은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박정아, 서인영의 부재를 거론했고, 이들은 1년 5개월을 쉬어야 했다.
1년 5개월. 이 기간동안 김은정, 하주연, 박세미, 김예원의 담금질은 계속 됐다. 앨범이 나올 것 같으면서도 미뤄졌고, 또 나올 것 같으면서도 미뤄졌다. 그 사이 김예원은 ‘청춘불패2’에 출연해, 홀로 쥬얼리를 알렸다. 그리고 10월 11일 미니앨범 ‘룩 앳 미’(Look at me)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 대한 멤버들의 기대감과 각오는 예원의 말에서부터 느껴졌다. 김예원은 “앨범을 발표하면서 사실 가장 부담되었던 것은 (새로 나올 앨범에 대해) 말을 많이 했는데, 만약 성적이 저조하면, 또 예능에서 할 노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죠. ‘원 모어 타임’을 계속 거론하는데, 그때는 제가 없었을 때고, 또 하더라도 몇 년이나 지난 노래니까요”라며 긴장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물론 이는 다른 멤버들도 잘 안다. 그동안 김예원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이 앨범을 발표한 후, 보여주는 무대는 ‘혼신의 힘’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다. 마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보다, 이미 올려놓은 기록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듯이 말이다.
다시 여기서 “12년간 명맥을 이어온 보석 같은 존재”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12년의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저희는 신인이에요”라고 생각하며 무대에 오른 쥬얼리는 무대에서, 분명 예전과 달랐다. 네 명의 멤버가 꾸려진 직후 본 쥬얼리의 무대는, 박정아, 서인영이 닦아 놓은 길을 힘겹게 따라가려 했지만, 지금의 쥬얼리는 네 명이 같이 한 줄로 서서 같이 걸어갔다.
그러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이 가장 쥬얼리다운 모습이 됐고, 12년의 시간을 이어나가는 초석을 마련했다. 쥬얼리 멤버들이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장수 그룹이 되고 싶다”는 포부가, 단순히 이름뿐 아니라 쥬얼리가 가지고 있는 특징 그대로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된 셈이다.
혹자는 쥬얼리의 음원 성적을 말한다. 예전에는 자주 1위를 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디션 곡의 열풍과 매주 수많은 음원이 쏟아지는 현재 가요계에서, 과거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이들에게 ‘왜 1위를 못하느냐’는 기준 제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쥬얼리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 자체가 가요계에서 의미 있는 일이니 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