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전주국제영화제(JIFF) 주요 스태프 8인이 “신임위원장이 영화제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며 사임의 변을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 홍영주 전 사무처장과 조지훈 맹수진 전 프로그래머, 유현주 전 브랜드마케팅실장, 김현태 전 기획운영실장, 이정진 전 프로그램실장, 신동환 전 제작배급실장, 이범주 전 운영팀장 등 8인의 전주국제영화제 직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 유운성 전 프로그래머의 해임에 이어 주요 직원들의 도미노 사임 사태로 전주국제영화제는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들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기사에서 언급된 대로 위원장이 추진한 ‘행정 시스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사직한 것이 아니다”라며 “‘적은 처우’ 문제로 사직한 것도 아니며 위원장도 모르는 이유로 위원장에게 대항하기 위해 집단으로 사표를 낸 것도 아니다. 또한 우리는 위원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돌아오라고 설득했으나 그 마음을 무시하고 돌아가지 않은 고집을 부린 것도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들이 우선 영화제 정체성을 흔든 두 가지 사건을 제시했다. 첫째가 고석만 신인집행위원장이 추진한 ‘시네아스트50 프로젝트’. 신임위원장을 필요한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정작 중요한 전주국제영화제 예산을 축소, 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무모함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 제기를 할 때마다 영화제를 잘 모르는 위원장이 ‘관성을 버리지 못하는 관행’이라는 질타와 함께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라는 식의 발언이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는 영화학자 자크 오몽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추진하려했고, 실제로 계약까지 마쳤지만 신임집행위원장이 근거도 없는 ‘바깥’의견을 제시하며, 이를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선정한 영화 수십 여 편과 디지털 삼인삼색, 숏숏숏 프로젝트의 감독 선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일이 영화제의 정체성과 맞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중지시켰다”며 “언론의 기사에는 마치 우리가 최소한 행정시스템을 요구 했음에도 그것을 고치기 싫어하거나 의지가 없었던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절대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8인은 마지막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위원장님 개인의 것이 아니다. 저희는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성’이 무엇인지, 위원장님께서 존중한다는 ‘영화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신임위원장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한편 이 같은 사태로 앞으로 6개월 후에 개최될 전주국제영화제가 제대로 운영될지 미지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