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루엣만으로도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다니…

[리뷰] 실루엣만으로도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다니…

기사승인 2012-11-19 08:00:01

[쿠키 영화] 영화를 이끌고 주인공들의 얼굴 표정은 볼 수 없다. 관객이 오로지 대사와 행동만 보고 상상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흥미미진진하고, 때론 가슴 두근거림마저 느끼게 만든다.

실루엣 애니메이션 ‘밤의 이야기’는 중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지중해 등 세계 곳곳에 숨겨진 설화와 전설, 동화를 넘나들며 화려한 빛의 판타지로 관객들을 초청한다. 낡은 극장에 모인 소년과 소녀, 그리고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중년의 남자는 관객들에게 6개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특히 이 에피소드는 모든 연령층의 관객을 사로잡게 만든다. 15세기 유럽의 궁중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늑대왕자’, 13세 중세 유럽의 고딕 양식을 반영한 ‘사슴공주와 건축가의 아들’ 등은 공주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 관객들이 좋아할 만하다. 또 티베트를 배경으로 아시아를 그린 ‘거짓말 못하는 소년’, 아즈텍 문명을 바탕으로 한 ‘황금도시의 선택받은 자’ 등은 성인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영화는 화려한 배경과는 달리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루엣으로 처리돼,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세밀한 움직임은 인물들의 감정을 느끼는데 있어서 굳이 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6개 대륙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은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미 실루엣을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던 관객들의 머리에, 배경음악은 더욱 풍부한 자극을 제공한다. 특히 ‘황금도시의 선택받은 자’에서의 합창이나, ‘탐탐보이’에서의 탐탐 연주는 음악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밤의 이야기’는 미셸 오슬로 감독이 ‘프린스 앤 프린세스’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으로 2011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오는 29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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