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영화 잘 만들어놓고”…홍보사, 엉망진창 홍보로 ‘흠집’

[현장에서] “영화 잘 만들어놓고”…홍보사, 엉망진창 홍보로 ‘흠집’

기사승인 2012-12-03 11:31:01

[쿠키 영화] 장면1.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처음으로 레드카펫에 오르는 아이돌 출신 한 배우는 당황해야 했다. 영화 홍보사가 레드카펫에 올라갈 시간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아슬아슬하게 개막식장에 도착한 것. 자칫 잘못했으면 이 배우는 방송으로 개막식을 봐야 했다.

장면2. 사회성 짙은 한 영화의 배우 인터뷰 현장. 인터뷰 사진을 찍기 위해 도착한 사진기자들이 우왕좌왕했다. 현장 진행을 맡은 홍보사 직원이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것. 그리고 나온 “사진기자라서 인사 안했다”는 말에 사진기자들은 “이거 찍어야 돼” 라는 반응 속출.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배우, 연출팀 등 제작 인력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영화가 만들어진 후에는 마케팅과 홍보의 중요성이 커진다. 국내외의 수많은 영화들과 경쟁해야 하기에 대중들을 상대로 펼치는 갖가지 이벤트는 물론, 매체 인터뷰까지 이들이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영화 관심도는 급격히 달라진다.

배우들이 대중들과 만나거나 매체를 통해 홍보하는 과정의 중간에 서 있는 이들이 바로 홍보사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몇몇 영화 홍보사들의 행태는 “영화 잘 만들어놓고 홍보사 직원들이 망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앞서 거론된 ‘장면1’의 경우에도 홍보사 직원들이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이 홍보사는 이후에도 해당 배우들의 인터뷰 등을 진행하면서 일정 조율을 못해 배우 소속사가 직접 나서기까지 했다.

또 다른 홍보사 역시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한 영화와 부산의 소주 회사 간 마케팅을 진행을 맡았지만, 정작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당시 이 영화의 제작사 대표는 “몇몇 술집을 돌며 봤는데, 우리 영화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어이없어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 해 최근 흥행하고 있는 한 영화의 홍보사 직원도 인터뷰 현장에서 우아하게(?) 독서만 즐길 뿐, 사진 촬영 등의 일정 조율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영화는 제작, 배급, 홍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루는 공동 작업이다.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 수백억의 자본이 투자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하다. 즉 한 분야에서라도 제 몫을 다 해내지 못할 경우 모두가 공들인 작품의 균형은 깨지고 만다.

물론 영화의 흥행에 있어 영화 자체가 가진 작품성이 가장 우선시 돼야겠지만 잘 만들어놓은 영화를 대중에게 어떻게 알리고 전달하는가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일부 영화들이 제작비에서 막대한 비용을 영화의 마케팅, 홍보비용에 투자하는 이유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홍보사의 경우 제 몫을 해내고 있고 배우들의 인터뷰 조율과 시사회 준비, 무대인사 등으로 바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홍보에 임하는 경우가 있어 황당할 때가 있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중간 전달자 역할을 제대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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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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