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진구 “촬영하며 외압 느낀 적 있다”

‘26년’ 진구 “촬영하며 외압 느낀 적 있다”

기사승인 2012-12-05 11:45:00

[쿠키 영화] 영화 ‘26년’의 진구가 영화를 촬영하며 보이지 않는 힘의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26년’은 각종 외압설에 휘말리며 지난 2008년부터 수년간 제작이 무산됐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영화의 투자가 돌연 취소됐고, 제작사 측은 우리 고유의 ‘두레’에서 착안해 관객들이 제작비를 모아 영화를 만드는 제작두레 방식을 도입했다.

대기업의 자본 없이 영화를 만들 수 없는 한국영화 산업구조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돌파구이자 두레를 통해 모두가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1만 5천여 명의 국민이 이 영화에 힘을 보탰고 드디어 ‘26년’은 영화로 탄생했다.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까지도 많은 우려가 있었다. 어렵게 영화가 완성됐지만 과연 상영될 수 있을까. 상영 되더라도 또다시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가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들이다.

최근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진구 역시 “아직도 누군가가 이 영화를 내릴까봐 걱정된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대사 중에 ‘어른이 되고 경찰이 되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더럽고 치사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것을 4년 전 영화제작이 무산됐을 때 처음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영화를 못 찍게 됐다. 무언가 실체가 있어야 미워하고 하소연이라도 할 텐데 누구를 미워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막연한 가해자에 대한 분노만 있었다”고 당시 마음을 전했다.

4년 만에 다시 영화의 출연 제안을 받았고 흔쾌히 촬영에 응했지만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보이지 않는 힘은 존재했다. 광주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 유영봉안소에서 예정된 촬영을 준비하던 중 돌연 촬영 거부를 당한 것이다.

진구는 “촬영을 하기 전에 돌아가신 분들에게 먼저 참배를 올리는 게 순서일 것 같아 배우와 스태프 모두 참배를 했다. 국립묘지 측에서도 향을 피워주고 음악을 틀어줘 경건하게 우리들만의 의식을 치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촬영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두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 사전에 유족을 포함해 모두에게 허락을 받고 촬영을 준비한 것이기에 모두 당황했다. 이유를 알고 보니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모두 나가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에 대해 제작사 대표님께서 나서 싸웠고 배우와 스태프들은 6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렸다. 결국 밤 촬영은 끝내 거부당했고 낮에 찍으라는 허락을 겨우 받았다. 감독님께서는 그 신을 밤에 찍고 싶어 했는데 할 수 없이 낮에 촬영하게 됐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처럼 ‘26년’은 수차례 고비를 넘기며 힘겹게 만들어졌다. 다행히도 영화는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뤘다. 4년간의 진통을 겪으며 완성된 만큼 흥행에서도 얼마나 좋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26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국가대표 사격선수, 조직폭력배,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펼치는 내용을 담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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