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광주 위한 영화?…한국민 모두를 위한 영화

‘26년’, 광주 위한 영화?…한국민 모두를 위한 영화

기사승인 2012-12-07 08:00:05

[쿠키 영화] 영화 ‘26년’이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일각에서 제시한 특정 지역을 위한 영화라는 주장은 100만 돌파와 동시에 나온 통계 결과로 인해 허언(虛言)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영화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26년 뒤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각종 외압설에 휘말리며 지난 2008년부터 수년간 제작이 무산됐고, 제작사는 우리 고유의 ‘두레’에서 착안해 관객들이 제작비를 모아 영화를 만드는 제작두레 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모았다.

이 영화는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담은 만큼 광주에서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일부에서는 ‘광주를 위한 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특정지역 쏠림 현상을 예상했다.

하지만 영화의 뚜껑이 열리고 난 후 지역별 관람객 수를 비교해 본 결과 이러한 쏠림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년’을 관람한 관객은 서울이 32만 3649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경기도 22만 1567명, 부산 9만 2086명 순이었다.

광주시는 6만 5447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전라북도 3만 7135명, 전라남도 2만 3556명, 경상북도 3만 1391명, 경상남도 4만 5081명을 모았다.

이 수치를 지역별 인구수로 나눠 관람 비율을 계산해본 결과 서울(1024만)이 31명당 한명꼴로 관람했고, 경기도(1193만)가 53명당 한명, 부산(355만)은 38명당 한명이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광주(146만)는 22명당 1명이 관람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를 나타냈을 뿐 부각될만한 수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이 영화의 원작자인 강풀은 요즘 젊은 세대가 8·15와 5·18을 구분하지 못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아 원작 ‘29년’을 만들게 됐다”면서 “이 영화를 찾는 젊은 관객들은 광주의 슬픔을 알고 보기 보다는 자신들이 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접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30~40대 관객들은 잊혀진 사회적 이슈를 영화를 통해 다시 보고자 극장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정치적 영향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기에 광주 지역에서 비율이 조금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는 관객들이 정치적으로 영화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로 작품을 고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역적 편중 없이 비교적 고른 분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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