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레미제라블’의 배경인 19세기 파리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세트는 물론 배우들의 의상에 에너지를 쏟았다. 의상 디자이너 파코 델가도는 재소자, 거리의 여성, 수녀를 비롯해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모습까지 각 역할에 맡는 의상을 만들어냈다.
영화 배급사에서 공개한 인터뷰 자료에서 파코는 “시대 영화를 작업할 때 대부분 정확성을 바탕으로 제작하지만, 이건 뮤지컬이 원작이고 약간의 비현실적 요소가 가미돼있기에 (의상에) 판타지를 가미했다”고 밝혔다.
역사적 고증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은 주인공들의 생애다. 극 초반 아무런 희망이 없는 재소자 장발장을 표현하기 위해 휴 잭맨은 수염을 길렀고 거친 옷을 입었다. 이후 미리엘 주교와 만나 변해가면서 조금씩 밝고 부드러운 의상으로 교체, 그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와 반대로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형사 자베르는 밝은 청색에서 검은색으로 점점 더 어두운색의 의상 변화를 줬다.
장발장 못지않게 극적 변화가 필요한 캐릭터는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판틴이다. 공장에서 여공으로 일할 때는 정숙한 여인처럼 보이도록 푸른색의 청초한 모스린을 입지만, 거리의 여인이 된 후에는 날릴듯한 얇은 천의 어두운 의상을 입어 모든 것을 소진한듯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 캐릭터를 위해 실제 앤 해서웨이는 삭발은 물론 11kg을 감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관계자는 “영화에는 총 2200여벌의 의상이 등장하며 프랑스를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의 모습을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맞춰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리케이드에서 앙졸라가 입은 빨간 재킷, 공장에서 판틴이 입었던 파란 드레스, 코제트 결혼식에 등장한 하얀 웨딩드레스 등은 아쉽게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고 의상을 만드는 데 사용했던 천만 보관돼지고 있다”고 알렸다.
한편, ‘레미제라블’은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에디 레드메인, 헬레나 본햄 카터 등이 연기하고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이 연출했다.
이에 더해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의 프로듀서 카메론 맥킨토시가 직접 제작해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오는 12월 19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