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윤상현 “박원숙 선생님 덕분에 연기에 눈 떠”

[쿠키 人터뷰] 윤상현 “박원숙 선생님 덕분에 연기에 눈 떠”

기사승인 2012-12-14 15:21:00


[인터뷰] ‘내조의 여왕’ ‘시크릿 가든’ 등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 윤상현이 데뷔 7년 만에 스크린에 도전했다. 그것도 한류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꽃거지’로 변신했다. 지난 11월 29일에 개봉한 영화 ‘음치클리닉’을 통해서다.

‘음치클리닉’은 음치, 박치, 몸치들의 집합소인 ‘Dr.목 음치 클리닉’에서 스타강사 신홍(윤상현)과 음치 동주(박하선)가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

윤상현은 기존의 모습과 달리 헝클어진 머리에 티셔츠, 슬리퍼를 끌고 등장 인간다운(?) 모습을 선보인다. 지금까지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망가졌다는 그는 실제 자신의 모습보다도 더 망가졌다며 웃어보였다.

“대본을 보고 감독님에게 ‘엣지’있는 스타강사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지저분해야 매력 있는 캐릭터라고. 이때까지 추구해온 패셔니스타의 면모도 있고, 오스카가 잊혀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주저하기도 했죠(웃음). 촬영장에서도 늘 땀에 젖어있고 너저분한 차림에 있으니 구경 온 사람들조차 ‘윤상현이야?’라며 놀라시더라고요.”

그럼에도 이 작품을 택한 건 그 이상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스토리와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 코드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영화를 일부러 안 한 것은 아닌데 제게 맞는 작품을 못 만났던 것 같아요. 드라마 했던 분들이 영화로 넘어갈 때는 색이 짙은 캐릭터를 많이 하는데 성공한 분들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또 드라마에서 착한 역을 많이 하다 보니 영화 쪽에서는 스릴러나 사이코패스 역할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기존의 제 이미지와 괴리가 있어 관객들이 흡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거절했었고, 이 작품은 제 이미지를 가지고 가면서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택했습니다.”



영화 속 윤상현은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제 몫을 다 해냈다. 튀지 않는 연기를 펼치며 상대배우 박하선까지 살려주는 미덕을 보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연기에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수차례 포기하려는 순간이 있었지만 아픈 아버지의 병원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이었기에 억지로 연기를 했다. 물론 우러나지 않는 연기를 하다 보니 대사 외우는 앵무새에 불과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 ‘겨울새’ 덕분에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됐고, 특히 엄마로 등장한 배우 박원숙의 연기를 보며 깨달은 바가 컸다.

“처음에는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니까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어요. 원룸을 얻어 살면서 근처 고등학교의 운동장을 매일 뛰었죠. 대사를 외우면서요. 하루에 10바퀴는 넘게 뛴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등산을 하면서 또 외우고 연습하고, 정말 자다가 툭 쳐도 대사를 줄줄 외울 만큼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도 늘 무언가가 부족하더라고요. 그것을 박원숙 선생님이 알려주셨어요. 선생님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연기에는 ‘진심’이 빠졌다는 것을 불현듯 깨달았거든요. 가장 주요한 연기의 기본을 모르고 있었단 생각이 들었어요. 늘 흉내 내려고만 했으니까요. 그걸 알아챈 순간부터는 제 연기가 달라졌어요. ‘진심이 담긴 연기’ 지금도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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