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델 출신의 긴 기럭지와 개성 있는 외모, 연기력까지 겸비하며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배우 주지훈. 드라마 ‘궁’과 ‘마왕’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 ‘키친’을 통해 주지훈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충무로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대마초 흡연 사실을 인정하며 군입대를 자처, 3년여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2012년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스크린에 복귀,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왕자와 거지를 모티브로 한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그는 왕과 천민을 오가는 1인 2역 캐릭터를 펼쳤다. 이후에는 드라마 ‘다섯 손가락’을 택하며 대중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올 한해 영화와 드라마로 관객을 만난 그는 영화가 체력적으로 힘든 과정이었다면 드라마는 깊은 내면 연기를 펼쳐야 했기에 감정적 소모가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5년 만의 드라마 복귀인데 촬영 현장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쉬는 날 없이 빡빡한 일정에 정말 힘들었어요. 게다가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심적으로 더 힘들더라고요. 드라마 전개도 워낙 빨랐고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촬영하며 연기의 감을 되찾았기에 ‘다섯 손가락’의 호흡을 따라갈 수 있었다고. 두 작품 모두 대중의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주지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이병헌 주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비슷한 소재와 주연배우들의 1인 2역 연기에 끊임없이 비교됐다. 결과는 1200만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완벽한 승리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대박’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어떨까.
“이병헌 선배님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예요. 아직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병헌 선배님이기에 당연히 잘해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요. 또 아직 저는 혼자만의 힘으로 영화를 흥행시킬 수 있는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종합예술이기에 많은 파트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해요. 거기에 운까지 있어야 하고요.”
스스로의 능력을 냉정히 평가한 그는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주의라고 털어놨다. 아직은 자신의 연기 모든 것이 다 아쉽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가질 수 없는 걸 원하고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편이에요.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게리 올드만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 나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연기기에 아직 제가 할 수는 없지만 정말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해서 그의 연기를 보면서 근육의 떨림까지 파고들곤 하죠. 이런 과정이 저를 괴롭히긴 하지만 결국에는 연기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어요.”
털털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주지훈은 ‘이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며 평소에도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고 했다. 연애에 있어서도 굳이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숨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말에 명동에 가기도 하고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가고 싶은 데 다 갑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죠.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공개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떳떳하게 함께 데이트할 거예요. 전 제 사랑 이외의 것에는 관심 없거든요. 하지만 상대가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밝히지 않겠죠. 솔직하게 말해서 예전에 같은 일을 하는 친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공개되는 것을 꺼려서 숨겼었거든요(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사진=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