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로 멍든 스타들…고소와 비난으로 ‘맞대응’

악플로 멍든 스타들…고소와 비난으로 ‘맞대응’

기사승인 2012-12-27 10:37:00

“다 읽는 거 알면서 어떻게 그런 글을…”

아무 죄 없는 가족 비난에 “더 이상 못참아”


[쿠키 연예] 모로코에는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라는 속담이 있다. 쉽게 상처를 받는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말을 몸 속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시키고 원한을 품고 살기도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모두 말이 뿌린 씨앗으로 비롯된 일이다.

특히 연예인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비판도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갈수록 악플에 시달리며 법적 대응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SNS는 직접적인 소통의 공간인 만큼, 유익하지 않은 내용을 미리 차단할 방법이 없어 타격이 크다.

연예인들이 네티즌들의 악플로 상처를 입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는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과 악플러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 자정이 필요하다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이어졌었다.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일방적인 욕설과 출처를 알 수 없는 루머 등으로 심하게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선택하는 요즘, 이러한 스타들의 반격은 오히려 대중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룹 카라의 한승연은 최근 자신의 SNS에 “자기 이름 없이 네티즌, 대중이라는 이름 뒤에 숨으면 다들 성인군자가 되고 전문가가 되고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되나 봐요? 보다보다 황당해서”라며 “역겨우면 안 보면 되고 싫으면 그냥 두세요. 본인에게 그 마음을 꼭 전해야 직성이 풀리나? 당신이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나는 훨씬 내 시간을 귀중하게, 열심히, 좋은 사람들이랑 쓰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길”이라는 글을 올렸다.

같은 그룹의 박규리는 지난 7월 악플러에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그는 “다 읽는 거 알면서도 뻔히 싫어하는 단어들을 단순히 장난삼아 넣어서 멘션 날리는 사람들의 머릿속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라며 “사실 이번 한두 번으로 드는 생각은 아니고 예전에도 늘 그래왔지만 그냥 넘기면 계속 장난을 핑계 삼아 날 괴롭게 할까봐. 난 부처님이 아니에요”라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유천과 김준수, 김재중이 활동 중인 그룹 JYJ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소속 연예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과 관련해 법적조치의 뜻을 밝혔다. 올해에만 20여 명이 넘는 악성 네티즌을 고소했고, 모두 입건돼 법적 조치를 받거나 미성년자의 경우, 학교와 가족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며 경고 및 각서를 받은 바 있다.

씨제스는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JYJ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악의적인 게시물을 게재하는 악성 네티즌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며 “당사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악의적인 게시물로 소속 아티스트를 비방하고 명예훼손의 피해를 주는 사례가 발생 할 경우 즉각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여 법적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고 경고했다.

개그맨 정태호는 지난 9월 KBS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서 악플러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인 경고를 날렸다. 그는 “할 얘기 있으면 직접 나와서 해라. 나도 표현의 자유로 한마디만 하지”라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는 너희는 비겁한 찌질이들이다. 키보드 치느라 손가락이 아프다고? 당하는 사람은 마음이 아프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라며 자신의 유행어를 넣어 재미를 안긴 동시에 악플러의 비겁한 행동해 일침을 가했다.

최근 영화 ‘26년’에 출연한 한혜진은 한 인터뷰에서 “영화로 인해 악플이 많다. ‘좋아했는데 실망이다’라거나 ‘선동하지 마라’ 등의 글이 많다”고 토로하며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악플을 다는 누리꾼은 무조건 차단한다고 털어놨었다.

지난 11월에는 걸그룹 원더걸스의 소희에게 트위터를 통해 음란성 멘션을 남겨온 악플러가 구속됐다. 검찰은 대학생 이모 씨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모욕죄 혐의로 구속했다. 이 악플러는 소속사 측이 한 차례 공식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잡아가려면 잡아가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결국 소속사 측은 지난 4월 고소장을 제출하고 경찰서에 증거 자료 제출 및 진술을 마쳤다. 또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모욕죄로 고소했다.

특히 가족에 대한 비난과 모욕은 가장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배우자나 자녀의 사진에 ‘못생겼다’고 댓글을 다는 경우는 흔한 케이스.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난무한 경우가 많다.

배우 김희선은 최근 한 방송에서 딸 연아에 대해 “내 눈에는 너무 예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다. 그래서 사진을 공개했는데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반응이 보이더라. 외모에 대한 이야기들에 너무 속상했다”라며 “물론 그런 악플을 다시는 분들은 분명 아이가 없으신 분들이기에 그러실 거다. 그런데 엄마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0월 DJ.DOC 김창렬은 자신의 가족 기사에 악플을 남긴 누리꾼에서 욕설 섞인 글을 남겼다. 그는 “어이 손가락 파이터 찌질이들! 내가 가족 기사엔 악플 달지 말라고 했을 텐데 이 잡놈들아! X신들이 앞에선 아무 말도 못할 거면서 익명으로 깝치지 마라!”라고 글을 올렸다. 김창렬은 앞서 이날 오전 트위터에 아들 주환 군의 운동회 사진을 올렸고 일부 악플러가 아들의 사진에 악플을 달아 김창렬의 분노를 산 것.

가장 유명한 사건은 지난 2008년 한 누리꾼이 ‘마왕’ 신해철에게 악플을 남겼다가 호되게 당한 사건이다. 한 누리꾼은 가수 신해철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자녀 사진에 외모를 거론하며 댓글에 욕설을 남겼는데, 얼마 후 자신의 방명록에 남겨진 섬뜩한(?) 글을 발견하게 됐다. 바로 신해철이 악플을 보고 직접 해당 누리꾼의 미니홈피에 찾아와 ‘어디 한 번 두고보자’는 경고성 글을 남긴 것.

연예인이 악플에 직접 강경하게 대응할 줄 꿈에도 몰랐던 이 네티즌은 깜짝 놀라 신해철 미니홈피에 올렸던 악플을 지우고 사과의 글과 쪽지까지 보내는 등 사태를 수습하기에 급급했다. 그것도 모자라 한 포털 사이트에 ‘신해철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으면 어떡하냐’며 처벌을 걱정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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