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많은 기업들이 화려하고 형식적인 종무식 대신 의미 있는 다채로운 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먼저 다가가는 봉사 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따뜻한 나눔 문화가 널리 확산 및 정착될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서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공기업 등이 지역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서민 생활이 여전히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해 검소하고 내실 있는 연말연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자는 의도로 시작된 이러한 ‘나눔 종무식’은 점차 널리 확산돼 일반 기업들의 기부와 봉사 등으로 퍼지게 됐다.
갈수록 기업들이 장기적인 경기불황을 고려해 종무식을 없애거나 의미 있는 봉사활동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어,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종무식을 공단 본부와 전국지사 직원들이 107개소의 복지시설을 방문하여 후원물품 전달과 청소, 식사 준비 등의 봉사활동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번 종무식을 대신한 사회봉사 활동이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며,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국민연금공단 임직원들이 정성을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마련한 2천만 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실천적 봉사활동을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로 종무식을 사회봉사활동으로 대체했으며,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나눔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첨단보안기업 에스원은 종무식을 대신해 불우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으로 나눔을 일찍이 실천했다. 50여명의 에스원 임직원들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홍은 사회복지관을 방문, 미리 준비해 간 재료로 만두를 빚는 등 복지관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식사 후에는 독거 노인 가구를 찾아가 사랑의 쌀과 이불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전국에 있는 에스원 각 본부와 지사에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쌀을 전달하는 등 자체적으로 나눔종무식을 진행했다. 사측 관계자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기쁨과 행복으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길 기대한다. 에스원도 계속해서 나눔 실천을 이어가는 등 불우한 이웃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원 SKC-SK텔레시스 회장은 SK텔레시스 임직원들과 특별한 종무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28일 서울 본사에서 오전 종무식을 마친 후 임원 20명, 신입사원 10여명과 경기모금회 직원들 등 40여명과 함께 동대문 쪽방촌을 찾아 방문 봉사를 진행했다. 빵과 모듬전을 정성스럽게 준비해 320가구에 직접 모두 전달했다.
전남 무안군 공무원들은 종무식을 동절기 어려운 가정에 대한 사랑의 연탄나눔 자원봉사 활동으로 뜻깊게 마무리 했고, 영광군은 종전의 의례적인 연말연시 행사 대신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자원봉사로 대체했다. 여수시는 매년 종무식 때 전 공무원이 모여 다과를 함께 하는 형태였으나 올해는 전 공무원들이 복지시설이나 불우이웃 방문 등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종무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종무식 대신 단체 헌혈행사 및 성금 모금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진흥원은 20일 수원 광교테크노밸리에서 경기혈액원과 공동으로 ‘광교테크노밸리 과학기술인의 사랑나눔’ 행사를 가졌다. 헌혈 뒤에는 자발적 참여로 성금 모금도 진행됐으며, 헌혈증서와 성금은 도무한돌봄센터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연말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확산하는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은 올해 50억 원을 넘어 1928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명 기업과 연예인들의 모범 사례와 사회 전반적으로 부는 봉사활동 그리고 ‘힐링’이 이러한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