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한 여자를 목숨처럼 사랑했지만, 결국 자신의 야망을 위해 여자는 남자를 버린다. 여자를 위해 살인죄까지 뒤집어 쓰지만 남는 것은 배신뿐이다. 남자는 결국 모든 것을 건 복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통쾌하기보다는 쓰라리고 아프다.
드라마는 한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사랑과 복수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과 복수를 동시에 품게 되는 남자 하류가 극단의 두 감정을 가지고 어떻게 살게 되는지 그린다. 여자에 대한 복수의 여정의 끝에서 남자는 그것이 사랑인 것을 깨닫고, 드라마는 한 남자의 인생을 관통하는 여자에 대한 처절한 사랑과 복수를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오는 14일 첫 선을 보이는 SBS 새 월화드라마 ‘야왕’은 박인권 화백의 ‘대물’ 시리즈 3화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가 되려는 다해(수애)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남 하류(권상우)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박인권의 작품은 그동안 ‘쩐의 전쟁’과 ‘대물’, ‘열혈장사꾼’ 등 드라마로 제작돼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체 줄거리를 보자면, 언뜻 지난해 하반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착한 남자’는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쓸 만큼 한재희(박시연)를 사랑했지만 결국 버림받게 된 강마루(송중기)의 처절한 삶을 그린 드라마. 여기에 서은기(문채원)가 등장했고 세 남녀의 얽히고설킨 진한 사랑과 복수 이야기가 펼쳐졌다. 결국 강마루와 서은기는 진정한 사랑을 깨달으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9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는 ‘야왕’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순수했던 시절의 하류와 다해의 풋풋한 사랑 그리고 이어지는 치명적 사랑과 배신, 멈출 수 없는 욕망과 음모, 인간 존재의 파멸과 구원의 미학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연출로 큰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 큰 사랑을 받았던 ‘착한 남자’의 그림자를 지우기는 쉽지 않을 만큼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여자를 대신해 살인죄를 뒤집어쓰는 남자의 순정, 그리고 성공을 위해 남자를 배신하고 결국 원하는 자리에 올라선 여자의 욕망 그리고 이어지는 서늘한 남자의 복수 등의 전반적인 설정이 그것이다.
9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야왕’ 제작발표회에서 조영광 PD는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데 ‘착한남자’ 방송 보고 깜짝 놀랐다. ‘남자의 복수’라는 비슷한 코드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부분을 피해가기 위해 수정을 한 부분이 많다. 권상우는 직접적으로 수애에게 복수를 한다. ‘착한남자’의 송중기도 박시연에게 복수를 했지만 결국 문채원과 멜로로 흘러갔다. 우리 드라마가 다르다는 것을 직접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사람을 사랑했네’라는 인용구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드라마를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말인 것 같다”라며 “인간만이 유일하게 복수를 하고, 인간만이 유일하게 용서를 한다고 한다. 드라마에 용서와 사랑, 치유를 담고 싶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야왕’은 지난해 ‘웰메이드’라는 찬사와 함께 기대 이상의 높은 인기를 모았던 SBS ‘추적자’와도 비슷한 색채를 지니고 있다. ‘추적자’에서 공동연출을 맡았던 조 PD가 메가폰을 잡았고, 김성령과 고준희가 그대로 함께 하기 때문이다.
‘추적자’는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형사가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며 권력에 대항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형사 역의 손현주 그리고 그와 대립각을 이루는 대권주자 김상중의 열연이 돋보였었다.
김성령은 공교롭게도 ‘추적자’에 이어 다시 재벌회장 딸로 등장하고, ‘추적자’에서 부유하지만 정의로운 기자로 출연했던 고준희는 이번 ‘야왕’에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대통령의 딸 석수정 역으로 출연한다. 두 배우 모두 전작과 비슷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어 이러한 연결 고리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퍼스트레이디를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며 권력에 대항하는 설정과, 개인의 복수 및 사회 정의를 위해 거대 권력에 맞서며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고 진실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도 ‘추적자’와 궤도를 같이 한다.
김성령은 “상황적으로 ‘추적자’와 ‘야왕’은 사실 많이 다르다. 재벌 딸이라는 설정은 같지만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전작의 캐릭터가 조금 심각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편한 느낌이다. 언뜻 비슷해 보일 수는 직접 방송을 보면 더 다른 점이 보이실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야왕’은 앞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착한 남자’와 ‘추적자’의 성공 요소를 갖춘 만큼 인기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익숙한 설정과 배경으로 인해 자칫 피상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각각의 배우들이 뿜어내는 연기 스펙트럼이 이러한 우려를 씻고 새로운 또 하나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야왕’은 오는 14일 첫 방송되며 권상우와 수애, 정윤호, 김성령, 고준희 등이 출연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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