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칼럼-장미인애]⑦ 가장 슬픈 대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스타 칼럼-장미인애]⑦ 가장 슬픈 대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사승인 2013-01-10 15:23:01


<책을 내거나 전문적인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친분이 있던 작가 원태연이 그의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잘 쓸 줄 몰랐다”며 놀랐다는 일화도 있다. 데뷔 10년차.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 출연 중인 장미인애의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엄마(수연 모)가 주 선배(주 형사)를 불렀다. 엄마는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면서도 정우 안부를 묻고자 주 선배를 불렀다. 나는 주 선배를 붙잡고 정우가 뭔가 나에게 속이는 게 있다고 따져 물었다.

가장 슬픈 대사는 거기서 튀어 나왔다. 정우도 그러는 거 아니라고 수연이만 찾고 나가버리고 혹여 내가 정우에게 빌붙기라도 할 것 같으냐고.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번에 말한 대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가끔씩 사람들은 모든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 할 때가 있다. 은주가 그러했다. 촬영하면서 가장 아픈 순간이었고 슬픈 대사였다.



그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너무나 아름답게 눈이 내렸다. 세상은 온통 새하얀데 무엇을 감추려고 그렇게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걸까. 이 눈이 수연이를 감싸려는 정우의 마음인지 수연이와 정우를 이해하면서도 모른 척 하는 내 마음을 반영한 건지 잠깐 혼란스러웠지만 지극히 단순쟁이인 나는 그런 생각은 잠깐 일뿐 소복한 눈을 보고 사실 마냥 신이 났었다.

2012년 복둥이 새 식구 너무나 소중한 우리 스태프들과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의 생일을 축하하며 그렇게 또 촬영이 시작됐다. 부족한 점들을 하나하나 맞춰 나가는 ‘관계’를 가져나가는 느낌은 하얀 세상처럼 또 하나의 행복이다.

지난 연말 열심히 일한 내 자신에게 연말 선물도 줬다. 드라마나 작품이 끝나면 반짝 반짝 쇼윈도에 방긋 웃고 나를 기다리는 예쁜 옷을 나 자신에게 선물 한다던지 놀라운 문명이 이기(노트북이나 전자제품 등)를 선물 한다던지 무엇이든 열심히 일하고 끝나면 나를 위해 가지고 싶었던 것을 선물 하는 것은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 그리고 그것은 그 다음 일에 큰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새해를 맞으니 내가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았다. 스무 살에 발레를 시작해 배우의 꿈을 가지고 정말 소중한 경험들을 했다.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 시트콤이나 쇼 오락 처럼 신나는 일도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고난과 역경이 있으되 나에게는 그만큼 한 뼘 더 소중해진 주위 사람들이 생겼고 그래서 매년 행복은 배가 됐다.

그리고 힘든 일이 생기면 나 스스로가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책임감도 생겼다. 그리고 2012년은 30대 여배우로서 그리고 데뷔 20년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정말 긍정적인 전환점이 있었다. 열심히 해야겠다, 모든 것에 감사해야지라는 생각들이 가득한 기분 좋은 새해다.

그렇게 은주도 살아갔을 것이다. 은주도 그렇게 자존감이 강한 녀석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나 은주는 ‘쿨’했다. 수연이가 다시 집으로 온 날 은주는 어제 우산을 가지고 뛰어나간 수연이를 만난 듯이(14년 만이 아닌 14시간 만에 만난 것처럼) 쿨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

방안에 들어와서는 조금 눈물을 흘렸지만 그건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었고 수연이를 찾았다는 안도감이었던 것 같다. 나를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그게 은주고 그게 나 장미인애와 가장 닮은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주절 거렸다. “됐다. 정우가 수연이를 만나면 됐다. 정우가 그래서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고 말이다.

그래서 내가 장미인애로 살아왔던 인생처럼 그리고 그 안에 가장 큰 인생의 전환점에 은주를 만난 건 운명과도 같은 것 같다. 신년이라고 이렇게 듬뿍 행복하고 건설적인 생각만 든다는 게 그 또한 행복해서 스르르 잠이 들려고 한다. 내가 요즘 왜 이렇게 긍정적일까 생각을 해 봤는데 연말에 봤던 김준수 콘서트 때문인 것 같다.

음악인으로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 김준수의 모습은 말 그대로 나에게 큰 감명을 줬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한 곡 한 곡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해 부르는 그를 보며 한편으로 많이 배우고 다른 한편으로 큰 용기도 얻었다. 내가 차로 이동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노래가 김준수 정규 앨범의 2번 트랙인데 처음에는 제목을 모르고 이 음악만 들으면 긍정의 신이 강림하시고 기분도 좋아져서 매니저에게 줄곧 2번 트랙을 듣자고 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노래 제목의 뜻이 ‘마법의 주문’이란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도 2013년 외쳐보자. 나에게 선물을 주자. 그리고 행복한 내일을 꿈꾸자. 이 노래를 들으면 아마도 당신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크게 주문을 외쳐보자. ‘타란탈레그라’

글=장미인애

사진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리=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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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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