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온라인 판매시대 개막… 연착륙 여부는 “글쎄~”

생명보험 온라인 판매시대 개막… 연착륙 여부는 “글쎄~”

기사승인 2013-06-25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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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생명보험사의 온라인 시장 진출이 봇물 터지 듯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생보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보사들의 온라인 시장 진출은 신 고객층 확보와 차세대 수입원 창출을 위한 노력으로 풀이되고 있다.

먼저 교보생명은 이르면 오는 10월 온라인 전용 보험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온라인 전용 보험사 출범 초반 20~40대 세대를 겨냥, 상품계약에 특약을 배제하고 가입이 편리한 사망보험이나 노후보장 상품을 주로 판매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가 15∼20%가량 싸고 자동화한 심사와 지급으로 신속한 처리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도 빠른 걸음으로 온라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온라인보험판매를 위한 홈페이지인 ‘온슈어(ONSURE)’를 구축하고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시범운영 후 홈페이지를 단장해 다음달 말 공식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온슈어를 통해 e연금보험, e어린이연금, e정기보험, e저축보험, e상해보험 등 5가지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중소 생보사 진출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생명은 25일 온라인전용보험인 ‘미래에셋생명 다이렉트보험’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다이렉트보험은 정기, 암, 어린이 보험과 같이 꼭 필요한 상품뿐 아니라 소득공제가 가능한 연금저축 보험, 임산부와 군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출산보험, 건강제대보험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KDB생명, 신한생명, IBK연금보험은 이미 온라인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알리안츠생명도 올해 안에 온라인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온라인전용보험은 손해보험사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넘을 정도로 급속하게 온라인화 되고 있다.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 젊은층을 중심으로 좀더 저렴한 보험료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보험 상품은 보장기간이 길고 상품 구성 자체가 어려워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 대면채널에서 설계하는 것이 당연시 돼 왔다. 하지만 갈수록 상품 구성이 단순해지고 고객들의 보험 상품 이해도가 높아져 복잡하지 않은 정기보험, 건강보험 등은 충분히 완전판매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 온라인채널이 어느 정도 정착되면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손보사 자동차보험처럼 단순한 상품 위주로 급속하게 점유율을 잠식 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채널 확대에 설계사 반발… 고객정보 공유 시너지 가능

그러나 이렇듯 생보사에서도 온라인채널이 급속하게 늘면서 대면채널 설계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갈수록 나빠지는 보험영업환경에 온라인채널이라는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한 생보사 설계사는 “변액보험 수익률 사태, 수수료 문제, 계속되는 경기침체 등 영업 호재가 없다. 특히 각 지점마다 리크루팅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누구도 설계사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욱이 생보사에서도 온라인채널을 확대하면 영업환경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도 “아무리 보험상품이 단순하더라도 보장기간이 손보 상품에 비해 길고 자동차보험과 같이 가격·보장내용을 단순 비교하기 힘들어 온라인보험의 장점인 가격경쟁력이 잘 부각되기 힘들어 정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공식석상에서 빨라야 5년 후에나 수익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온라인보험에서 받는 고객정보를 대면채널과 얼마나 공유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생보사에서는 고객정보 수집 관련 제약이 많아 영업활동에 애로사항이 많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고객정보를 장기간 보유할 수 없고 이마저도 고객정보를 확보할 루트가 마땅치 않다. 최근 베이비페어 등 각종 박람회에 보험사가 적극 참여하는 이유도 고객정보 확보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온라인 채널에서 손쉽게 수집된 고객 정보를 고객 동의 하에 대면채널과 공유할 경우 온라인채널에서 판매하지 않는 복잡한 상품을 대면채널에서 영업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상생관계가 될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가입을 할 때 마케팅 이용 동의만 한다면 정보공유는 별 문제가 없다”며 “이를 이용한 대면채널 영업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채널간에 큰 마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든 금융업이 소비자 중심으로 가고 있고 과도한 사업비로 인해 보험료 인상 원인이 있기 때문에 생보업계에도 기존의 고비용 대면채널 사업모형에서 좀더 효율성이 있는 채널에 대한 고민에서 이뤄진 것이다”면서 “개인정보 관리, 불완전판매, 수익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연구와 개선이 같이 동반돼야 선진국과 같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김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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