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품은 동양, 종착역은 한화생명?

ING 품은 동양, 종착역은 한화생명?

기사승인 2013-06-28 13:11:00
"
[쿠키 경제] 동양생명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그러나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ING생명 인수 후 재매각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최종 인수전의 승자는 한화생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동양생명 컨소시엄은 인수가격으로 2조1500억원을 제시해 경쟁자를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자산규모 17조원의 동양생명과 23조원의 ING생명이 합쳐질 경우 자산규모가 40조원이 되면서 농협생명(44조원)에 이어 업계 5위로 올라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고펀드가 장기적으로 동양생명과 ING생명을 합병한 뒤 재매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순한 수치적 순위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펀드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동양생명 매각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사례가 있어 ING생명을 붙여 동양생명의 몸값을 높인 뒤 다시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같은 전망에 업계 시선은 한화생명으로 모아지고 있다. 입찰과정에서 한화생명의 행보가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화생명은 공공연하게 ING생명 인수를 기정사실화 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입찰 제시 가격이 너무 낮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1조5000억원 미만의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ING생명 인수가격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1조5000억원 미만 까지는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화생명은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한화생명은 동양생명 컨소시엄과 불필요한 가격경쟁보다는 상황을 지켜 본 후 동양생명과 ING생명을 전부 인수 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 컨소시엄의 입찰가액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만약 한화생명이 적극적으로 입찰경쟁을 했다면 이보다 더 가격이 올라갔을 것이다. 이는 한화생명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승자의 저주 얘기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입찰부터 경쟁을 하는 것 보다 어차피 보고펀드가 재매각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 과감히 인수를 추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ING생명은 장기적인 매각작업으로 인해 영업채널 조직이 산만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동양생명이 ING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조직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외국계 특유의 문화에서 국내 조직 문화로 급속하게 바뀔 것으로 보여, 상당수의 임직원이 물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설계사 이탈, 노조의 반대 등 어수선한 조직을 인수해서 잡음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안정화 돼 있는 동양생명·ING생명을 한번에 인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룹 CEO가 부재인 상황에 회사 중대 사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일단 숨고르기를 한 후 제대로 나서야 할 때 과감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김재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