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 車보험 손해율 상승은 왜?

4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 車보험 손해율 상승은 왜?

기사승인 2013-08-27 08:55:00
[쿠키 경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사업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을 보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계속해서 고공행진 중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고객으로 부터 받은 보험료에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77% 정도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은 여름철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소에 비해 상승한다. 하지만 이번 여름의 경우 국지성 폭우가 몇 차례 있었을 뿐 태풍이 한 번도 한반도를 강타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발생한 태풍 14개 중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태풍은 없었다.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손보업계에서는 당연히 손해율 안정화를 기대했지만 이례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의 7월 평균 자동차 손해율은 88.0%로 전년 동월 79.6% 보다 8.4%포인트 늘었다.

업체별로는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의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각각 91.6%, 91.4%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5.4%포인트, 10.9%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LIG손보 역시 90.9%를 기록, 8.8%포인트 늘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4%포인트, 9.0%포인트 상승한 84.1%, 88.0%를 나타냈다.

이처럼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특정 시기와는 무관하게 꾸준하게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보통 겨울철에 손해율이 상승했다가 새로운 회계연도 시작부터 여름철 휴가와 태풍 시즌 전까지 안정세를 보인다. 하지만 손해율 안정기라는 4~6월의 경우도 대부분의 손보사가 80%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그동안 보험료 인하 정책과 외형 확대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이제야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지난해부터 보험료가 저렴한 온라인상품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마일리지 및 블랙박스 특약 등 할인형 상품 판매도 증가하면서 보험료 수입은 늘지 않는 반면, 손해액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4월 요율 인하와 다양한 보험료 할인의 효과가 이제 1년이 지나면서 자동차보험료 수익구조에 오롯이 반영된 결과”라며 “특히 이러한 적자구조는 중소형사와 다이렉트사의 경영악화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의 고질적인 적자구조가 계속되면 결국에는 소비자 피해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근 당국과 여론을 볼 때 공공재 성격의 자동차보험 인상은 얘기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다”며 “이러한 적자 구조로 계속될 경우 손해율 높은 지역의 암묵적인 인수 거부 등 불법적인 행위가 만연해져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정책 및 인수전략 수립 등 건전한 경쟁 환경 조성은 물론 물적 담보 중심의 손해액 경감조치 및 보험사기 등 보험금 누수방지 대책 등 당국과 업계 공동으로 다각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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