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원피스’에도 전범기 버젓이… 이미 일본군 상징?

‘명탐정 코난’ ‘원피스’에도 전범기 버젓이… 이미 일본군 상징?

기사승인 2013-10-17 17:18:01

[쿠키 문화] ‘진격의 거인’ 작가의 전범자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전범기가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과 인기 만화 ‘원피스’가 재조명받으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17기 ‘절해의 탐정’의 한 장면이 게재됐다. 이미지를 보면 일본 자위대원들의 모습이 보이고 벽면의 액자에 일본 국기인 일장기와 함께 욱일기로 불리기도 하는 전범기가 보인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이 영화를 관람한 한 네티즌은 “굳이 없어도 되는 장면과 장소에 전범기가 등장해 영화를 보는 내내 찝찝했다”며 “엔딩 크레디트에서 실제 일본 이지스함에 전범기가 떡하니 있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본의 인기만화 ‘원피스’ 역시 줄곧 전범기 논란에 휩싸여왔다. 이 만화에서는 전범기가 한두 번이 아니라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그 빈도가 오히려 늘고 있다. 비교적 최신화인 655화를 살펴보면 해골 캐릭터 브룩이 사무라이 얘기를 하는 도중 사무라이의 그림자와 함께 전범기가 배경으로 나오고 있다. 325화에서는 전범기가 삽화 전체의 배경으로 삽입됐고 624화에서도 나부끼는 깃발로 등장했다.

한창 논란이 벌어진 지난해 한 네티즌은 원피스 원작자인 오다 에이치로가 전범기 논란에 대해 입을 연 적이 있다며 한 인터뷰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오다는 ‘전범기를 사용해서 한국 팬들이 실망하고 있다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다수 네티즌들은 “우익 작가의 작품을 봐선 안 된다”며 날을 세웠지만 일부 팬들은 “일본 내의 분위기를 생각해 ‘노코멘트’ 할 수밖에 없는 작가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실제로 일본의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에 등장하는 전범기를 무조건적 비판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 버젓이 일본 해군 군함기로 지정되는 등 일본군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일본 입장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국민들에게 소비되는 일본의 문화콘텐츠에 전범기가 등장하는 것을 두고 한국이 국가 차원에서 문제 삼기도 곤란해 보인다.

전범기는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사용이 금지됐다. 하지만 1952년 일본국 헌법에 따라 자위(自衛) 목적으로 창설된 일본 해상자위대가 구 일본 제국 해군이 사용하던 16줄기 햇살의 전범기를 군함기로 제정하면서 부활했다. 현재 육상자위대 또한 일본 제국 육군이 사용하던 전범기를 변형한 8줄기의 햇살을 가진 전범기를 군기로 사용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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