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세상에 없는 루프탑 텐트입니다”

[쿠키人터뷰] “세상에 없는 루프탑 텐트입니다”

기사승인 2013-10-24 07:28:01


박순규 아이캠퍼 대표

“현재 시판되는 루프탑 텐트는 모두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이라 디자인이 동일합니다. 자동차 위에 설치해야 한다는 제약 안에서 기능을 구현하려니 디자인이랄 게 없죠. 저조차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나만의 숲 속 다락방’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전에 없던 루프탑 텐트를 선보인 아이캠퍼. 아이캠퍼는 ‘혁신적인 한국형 캠퍼(Innovative Korean Camper)’의 축약어다. 애초부터 박순규 대표는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제품을 개발했다. 미국에서 몇 년 동안 거주하면서 그들의 캠핑 문화를 체험했던 박 대표는 한국에서도 조만간 텐트 설치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고 그 대안 중 하나가 루프탑 텐트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트레일러를 끌기에는 한국 지형과 도로상황, 주거 형태 등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의 루프탑 텐트는 하나같이 지붕과 모서리 등이 각진 디자인입니다. 당연히 바람 저항이나 지붕 물고임과 같은 문제에 노출돼 있죠. 이런 단점을 개선하고 칙칙한 색상에서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돔형 텐트처럼 곡선으로 하면 문제가 해결되겠다고 싶었죠.”

하지만 구조를 곡선으로 바꾸는 건 기존의 제품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자동차 지붕의 가로세로 길이가 한정돼 있어 바닥판 안에 텐트와 구조물 일체가 수납돼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1차적인 문제였다. 그 다음에는 메인 폴을 유선형으로 하면서 천장 부분에 공간 손실이 생기는 걸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년 가까이 구조 개발에 매달렸고 이후 텐트 샘플도 수십 개나 만들어야 했다.

완벽한 품질을 추구했던 박 대표는 스스로도 “말이 안 될 정도로 극단적인 제품 테스트도 많이 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염 테스트를 위해 장마철에 물에 흠뻑 젖은 천을 일주일 동안 큰 돌로 눌러놨던 것. 원단 업체에서 ‘이렇게 하면 이염 안 되는 천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외에도 방수 테스트 기계를 들여와 발주한 원단이 원하는 수준의 방수 코팅이 됐는지 직접 두 눈으로 확인까지 했다.

박 대표를 비롯해 텐트, 구조물,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등 30년 이상의 전문가들이 텐트 방수성, 프레임 견고성, 사용 안정 및 편의성까지 수십 번 수정하고 보완해 검증된 제품이 바로 아이캠퍼의 첫 모델 ‘로드 트립’이다.



로드 트립은 유선형 메인 폴을 사용해 부챗살을 편 듯 둥근 루프탑 텐트에서부터 옥타곤 어넥스(거실 공간)까지 곡선이 우아하게 흐른다. 둥근 지붕은 디자인 그 자체도 아름답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지붕에 빗물이 고이지 않는다. 텐트에는 좌우 측면에 우레탄 창을, 지붕에는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실내에서 외부를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다. 특히 구조의 미학이 돋보이는 옥타곤 어넥스를 설치하면 대형 거실 텐트 못지않게 실내 공간이 확장되는데다 삼면으로 난 출입구로 인해 개방성이 좋아 한여름에는 타프를 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로드 트립은 4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1~2인용 솔로 1200, 2~3인용 커플 1400, 3~4인용 패밀리 1600, 4~5인용 패밀리 1800 등이다. 어넥스는 헥사곤과 옥타곤 2가지 옵션이 있다. 기존 제품들은 텐트에서 차 방향, 즉 세로 방향으로 나란히 눕게 돼 있어 안쪽에 누운 사람은 출입구를 드나들기가 불편했다. 반면에 로드 트립은 가로 방향으로 누울 수 있어 어느 위치에서 자든 출입구를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사용자의 편의를 세심하게 고려한 것이다.



“지난 8월에 서울 스포츠·레저·골프산업 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특히 평소 주행 시 풍절음을 줄여주고 투박한 루프탑 텐트를 멋스럽게 하는 ‘윈드 디플렉터’가 반응이 좋았습니다. 구매 고객들은 마니아가 되는데 한 고객은 닉네임을 ‘아이캠퍼홀릭’이라고 짓고 홍보대사처럼 활동하고 있어요. 그걸 보고 제품을 잘 만드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대표는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지만 최고 품질의 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비싼 것이 아니다”며 “특히 자체 공장에서 모든 걸 생산하고 부품도 직접 설계해 납품을 받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을 다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한 고객이 레이 차량에 루프탑 텐트를 설치하고 싶다고 해서 한쪽 빔이 없는 레이 특성 상 자체 보강을 위한 폴을 별도로 세워야 하는지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캠퍼의 A/S는 기한이 없다. 제품을 쓰다가 버릴 때까지 가능하다.

“현재 출시한 제품 외에도 개발 중인 것이 많습니다. 뚜껑을 열면 서랍처럼 바닥이 슬라이드로 확장되는 등 공간 구조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제품들이죠. 국내 자동차 배기량을 고려하면 SUV라고 하더라도 트레일러를 끌면 차에 무리가 생깁니다. 우리 실정에 맞게 작고 가벼우면서도 카고형 지붕을 리프트 시키면 루프탑 텐트가 나오는 그런 제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아빠와 함께 요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워놓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그런 추억이 있는 유년시절은 아빠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복작복작 주차장 같은 캠핑장을 예약하느라, 혹은 텐트를 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마세요. 차를 타고 가다가 멋진 풍경이 보이면 그곳에 뚝딱 다락방을 세우고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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