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엉덩이 만졌어요” 여중생 성추행 혐의 교사 무죄

“선생님이 엉덩이 만졌어요” 여중생 성추행 혐의 교사 무죄

기사승인 2013-11-17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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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학교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재판에 넘겨졌던 중학교 교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천대엽)는 같은 학교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관악구 소재 중학교 교사 오모(50)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오씨는 지난해 11월 학교 계단을 올라가면서 앞서 가던 이모(13)양과 친구들을 앞질러 걸어갔다. 이양은 오씨가 지나가면서 자신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소했다.

그러면서 이양은 오씨가 자신을 추행하기 전부터 상습적으로 다른 학생들의 브래지어 끈 부분을 쓰다듬거나 허벅지 부위를 만지는 등 여러 명의 학생들을 추행했다고 진술했다.

이양의 친구들 역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오씨의 성추행 행위를 직접 봤다”고 진술해 오씨는 꼼짝없이 성추행범으로 몰려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양과 친구들 사이의 대화 과정에서 오씨의 범죄사실이 확대·재생산됐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목격자로 지목된 이양의 친구들이 “이양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진술한 것일 뿐 추행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을 주목했다.

이들은 “오씨가 이양을 지나가는 것을 봤지만 그의 손이 허벅지에 닿았는지는 모르겠다”며 “이양에게 ‘오씨가 허벅지를 만져 치마가 올라갔다’는 얘기를 듣고 그런 줄 알고 있을 뿐이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양을 앞질러 가는 과정에서 추행 의도가 없는 신체적 접촉의 가능성이 있었을 뿐이라는 오씨의 주장이 사리에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양의 진술에 착오가 있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양을 추행하기 전부터 다른 학생들을 추행해 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처음엔 문제 되지 않다가 고소장이 작성되는 과정에서 문제 삼았고 여기에 동조한 친구들 역시 법정에서 ‘이양에게 전해 들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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