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아직도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단순히 철이 없고 극성맞다’, ‘지나치게 활발하다’, ‘남자답다’, ‘버릇없이 키워져서 자제력이 부족하다’ 등으로 인식돼 적절한 치료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청소년기에도 단순히 학습 부진, 부모자녀 갈등이나 사춘기 행동 문제로만 인식되거나, 성인기에는 게으르고 책임감 없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등 치료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ADHD는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실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실제 지난 2011년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살펴보면 6세∼18세 아동청소년 ADHD에서 최대 진단치료 비율이 16%로, 84%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지욱 교수의 도움말로 ADHD에 대해 알아본다.
◇학급당 한두 명은 ADHD
ADHD는 12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에 발병해 만성경과를 밟으며, 가정, 학교, 일, 대인관계 등에 지장을 초래하는 매우 중요한 신경발달장애다.
일반적으로 매우 활동적인 3∼5세의 아동들은 대부분 집중력이 부족하고 상당히 충동적이기 때문에 ADHD 아동을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대개 5∼6세가 정도가 돼야 분명하게 눈에 띄기 시작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려움이 두드러지게 돼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령기 아동의 5∼8% 정도의 유병률을 가져 평균적으로 학급 당 적어도 한두 명은 ADHD 때문에 도움을 필요로 한다. 또 남아가 여아보다 2배 정도 발생빈도가 높다.
◇과몰입 아이도 ADHD일 가능성
전형적으로 ADHD 아동들은 교실에서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수업 도중에 부적절하게 돌아다니기 일쑤다. 수업 중에 떠들고 질문이 끝나기 전에 대답을 하거나 다른 친구가 대답을 하고 있는데도 불쑥 끼어들기도 한다. 준비물도 챙겨주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차례를 지키지 않거나 지시를 잘 따르지 않고 장난치거나 주의가 산만하여 지적을 많이 받는다. 또한 또래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자긍심이나 자신감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아동들도 만화, 레고, 휴대폰, TV, 게임과 같이 좋아하는 활동에는 상당한 시간 동안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70% 가량에서 불안장애, 틱 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비행문제, 학습장애, 우울 장애, 야뇨증, 아동학대 등의 공존질환을 가지며 훈육과 양육의 어려움으로 인한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문제가 동반되기 쉽다.
◇부적절한 양육은 원인이 아닌 악화 요인
ADHD는 흔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부적절한 양육, 훈육의 부족, 생애 초기 경험이나 경제적 여건 등이 원인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비교적 적다. 오히려 유전적, 신경생물학적 취약성 등의 많은 선천적 요인이 작용하는, 뇌의 신경생물학적인 원인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 전두엽은 행동을 억제하고 적절한 반응을 지속하게 하며,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고 활동 수준을 통제하는 일을 하는데 ADHD 환자는 전두엽 영역의 활동이 정상인보다 적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근까지 축적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의 신경발달학적 문제가 ADHD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반영해 2013년에 개정된 미국 정신의학회 공식진단체계에서도 ‘행동 장애’에서 ‘신경발달장애’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이러한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환경적인 경험이나 여건에 따라 임상적으로 적응상의 문제가 나타나는 시기나 증상의 악화와 호전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모의 이해와 효율적인 양육지도, 약물치료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ADHD 치료는 양육지도 뿐 아니라 약물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지욱 교수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ADHD 아동의 특성에 대한 부모의 이해와 효율적인 양육지도, 약물치료의 병행”이라고 말한다. 약물치료는 기능이 떨어져 있는 뇌신경회로에서 체내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이 잘 분비되게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를 통해 약물은 단기적으로는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신경망을 활성화시키고 신경발달을 촉진시킨다.
ADHD의 약물치료는 현재 국내에서는 중추신경자극제가 일차적 치료제로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오랜 임상 역사뿐만 아니라 최근까지의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그 안전성과 효과가 확고히 입증됐다. 대뇌의 도파민을 활성화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나타내는데 70∼80% 정도에서 매우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부모 양육 상담과 적절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2차적인 학습 부진이나 정서적 어려움, 부모 자녀 관계 문제 등이 유의하게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인지학습치료, 놀이치료나 음악, 미술치료 등의 심리치료, 혹은 부모 상담 치료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틱 장애나 불안 장애, 우울 장애, 발달 장애, 가정 내 문제 등의 공존 질환에 대한 평가와 전문적인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