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생계보조금으로 쌀장사…복지시설장, 본인 옷 사고 직원식사 제공하고

고아 생계보조금으로 쌀장사…복지시설장, 본인 옷 사고 직원식사 제공하고

기사승인 2014-01-20 16:20:01
[쿠키 사회] 고아나 미아,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버려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생계보조금으로 쌀장사를 해 돈을 챙긴 복지시설이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강남구 A시설에 대한 감사 결과 2005년부터 강남구청으로부터 받은 생계보조금으로 쌀을 구매해 시세보다 싼 값에 되파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20일 밝혔다.

복지시설장을 맡고 있는 B씨는 입소아동 50여 명을 위한 주식·부식·피복비 등 생계보조금으로 매월 850여만원을 구청에 신청, 수령했다. 이어 구청에 영수증을 제출하기 위해 이 돈으로 1포(20㎏)당 약 4만5000원씩 쌀을 샀다. 그러나 쌀을 복지시설로 가져와 아이들에게 먹이기는 커녕 인척관계인 복지시설 총무를 시켜 양곡도매시장에 1포당 약 3만원씩에 할인 판매해 돈을 챙겼다. 시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이 구매한 쌀은 총 1억2956만2000원 규모다.

B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입소아동 생계보조금 중 피복비 414만7000원을 본인 옷을 사는데 썼다. B씨의 아버지(복지시설 이사)와 어머니(전 복지시설장)도 시설에 함께 살면서 구청에서 받은 생계보조금을 개인적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지자체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셈이다. 시는 시설장과 직원 1명을 형사고발하고 법인 임원 3명을 해임토록 조치했다. 아울러 부당이익금 1억300만원을 환수했다.

시 관계자는 “아동 생계보조금으로 쌀을 매입한 뒤 할인판매한데 대해 난방비로 쓰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도시가스 사용료도 지급받고 있어 신빙성이 없다”면서 “입소아동의 피복비도 본인 의류 매입에 사용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고발조치가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용산구 한 아동복지시설은 입소아동 생계보조금으로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오다가 시 감사에 적발됐다. 또 마포구와 강동구의 다른 아동복지시설들은 식자재 납품업체를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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