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만해요. 어쨌든 스승이니까” 빅토르 안, 부친에 보낸 문자 보니…

“아빠~ 그만해요. 어쨌든 스승이니까” 빅토르 안, 부친에 보낸 문자 보니…

기사승인 2014-02-17 17:34:01

[쿠키 스포츠] “아빠~ 그동안 마음고생 보상 받았으니까 아빠도 저도 마음 놓고 한국(빙상)연맹에 대해선 얘기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교수님도 어쨌든 저를 가르쳐주신 스승이니까.”

이제는 러시아 선수가 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금메달을 딴 뒤 부친 안기원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화제다. 안씨는 특히 아들이 자신에게 불이익을 준 인물로 의혹을 사고 있는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을 용서하는 듯한 문자를 보내왔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안씨는 17일 오전 방송된 SBS ‘모닝와이드- 여기는 소치’에서 아들 빅토르 안이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뒤 보내왔다는 문자를 공개했다.

빅토르 안은 문자에서 “한국연맹에 대해선 얘기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고 교수님도 어쨌든 저를 가르쳐주신 스승이니까 스스럼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적었다.

문자에 언급된 ‘스승’이란 빙상연맹 전 부회장으로 보인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 쇼트트랙 남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전 부회장은 한국을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이끈 빙상계의 전설과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빅토르 안은 2007년 한체대 졸업 후 전 부회장이 권유한 대학원을 진학하지 않고 성남시청에 입단했고, 이후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 부회장이 빅토르 안의 선수생활에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씨는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안현수가) 계속 한국에 있었을지 모른다. 덕분에 떠나와서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씨는 이날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1월 운동을 하라고 내가 러시아에 보냈다. 러시아에서는 그전부터 현수에게 관심이 많았다. 한국 연맹에서 현수에게 푸대접 한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라며 “선수가 아니더라도 코치로 영입을 원했다. 현수는 운동을 더 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어 “당시 한국에서는 현수에게 관심이 없었다. 현수가 아니더라도 쇼트트랙은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했기 때문에 ‘넌 끝났으니까 그만두고 은퇴해’라는 분위기였다”하며 “하지만 현수는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참가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떠나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빅토르 안의 문자를 본 네티즌들은 빅토르 안 부자에게는 박수를, 전 부회장에게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에는 “그렇게 핍박을 당해 이제는 빅토르 안이 됐지만, 마음 씀씀이는 여전히 대인배네”라며 빅토르 안을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전 부회장에게는 “한때 아끼던 제자를 그렇게 몰아내다니 너무했다”며 질타하는 의견이 쇄도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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