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금융' 탓… 중국 부실 상장사 50여개 연쇄부도

'그림자 금융' 탓… 중국 부실 상장사 50여개 연쇄부도

기사승인 2014-03-19 02:04:01
[쿠키 경제] 중국 경제 급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그림자금융’이 그동안 우려한 대로 중국경제 거품을 터트릴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유사하지만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과 상품을 말한다. 부채 관리가 안돼 당장 부도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50개가 넘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나대투증권 한정숙 연구원은 18일 “중국 증시에서 부실화돼 특별관리 종목으로 지정, 디폴트가 우려되는 기업은 57개로 집계됐다”며 “최근 중국 기업 최초로 디폴트를 선언한 차오르 태양에너지와 실적 악화로 디폴트 위기에 처한 톈웨이바오볜 등도 특별관리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특별관리 종목은 우리나라 증시의 관리종목과 유사한 개념이다. 특별관리(Special Treatment)의 약어인 ‘ST’를 기업명 앞에 써 구분한다. 주당 순 자산이 주식의 액면가보다 낮고, 재무상황에 문제가 생기고, 거래은행의 계좌가 동결되고, 이사회를 정상적으로 소집할 수 없을 때 ST로 지정된다. 이보다 더욱 열악한 상황의 기업이면 ST앞에 ‘별(*)’ 표식을 붙여 구분한다. 현재 차오르와 톈웨이바오볜은 *ST로 지정돼 있다. 이들의 부채비율은 각각 525.6%, 2535.2%에 달한다. 이 외에 *ST 종목은 50개, ST종목은 7개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등 공급과잉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부실기업의 디폴트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중국이 급속성장을 한 배경인 그림자금융의 각종 상품의 만기가 6월에 집중돼 있어 이 때 디폴트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한계기업의 퇴출을 막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기업들의 디폴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뿐 아니라 부동산 개발에서도 디폴트가 발생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펑화시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인 싱룬 부동산이 디폴트를 냈다. 싱룬 부동산은 경영이 부실한데다 사채 이자를 제 때내지 못해 부도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총 빚은 약 35억 위안(약 60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중국이 그림자금융으로 생긴 거품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엔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토론에서 “높은 수익을 노린 투기적 프로젝트에 그림자금융이 돈을 대는 바람에 거품이 커지고 있다”며 “경제 구조조정에 앞서 그림자금융 시스템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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