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펀드가 주식시장 살리나… '소득공제장기펀드' 주식시장 깨울 좋은 기회

[기획] 펀드가 주식시장 살리나… '소득공제장기펀드' 주식시장 깨울 좋은 기회

기사승인 2014-03-19 23:56:01
[쿠키 경제] 직장인 김대현(31)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펀드 가입을 고민 중이다. 주식시장에 한 번도 발을 담근 적 없었던 그의 생각이 바뀐 건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때문이다. 특히 목돈 모으기 상품 중에서 유일하게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는 점이 끌렸다. 김씨는 “5년이나 묶어야 하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소득공제 혜택만 챙겨도 이득이라고 해서 가입할 계획”이라며 “한달쯤 추이를 보고 증권사를 찾아갈 생각이다”고 했다.

소장펀드 덕에 펀드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소장펀드에 연 30만원이 넘는 파격적인 소득공제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펀드로 모아지고 있다. 극심한 침체에 풀이 죽어있던 증권사들은 각종 이벤트를 벌이며 고객 모으기에 돌입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소장펀드 출시 이후 이틀 동안 총 2만8432계좌가 개설됐다. 소장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30억7300만원에 달했다. 소장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단연 소득공제 혜택에 있다. 소장펀드는 총 납입금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연금저축이 소득공제 혜택이 올 해부터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국내의 유일한 소득공제 금융상품이 됐다.

예를 들어 총 급여가 5000만원이 넘지 않는 근로자가 소장펀드에 매달 50만원씩 납입하면 약 39만6000원을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다. 즉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0%로라도 소득공제로 6.6%의 수익을 얻은 것과 같다. 만약 가입 이후 연봉이 8000만원으로 뛴다면 60만원이 넘는 세금을 돌려받게 된다. 1년 전 출시된 재형저축이 연 1200만원 납입 시 7만5000원의 세제혜택을 받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1900선에서 잠들어 있는 주식시장을 깨울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이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는데 이를 잡아둘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2010년 54.59%에 달했지만 지난해 46.50%로 내려갔다. 올해에도 지난 18일까지 44.36%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소장펀드 자산 총액의 40%까지는 반드시 국내 주식에 투자하도록 해 기대감은 더욱 크다.

증권사들도 고객 모시기에 돌입했다. 소장펀드 가입만으로 최소 5년을 고객으로 붙잡아 둘 수 있어 각종 이벤트까지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말까지 월 10만원 이상, 3년 이상 자동이체 고객에게 최대 3만원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NH농협증권은 월 10만원 이상, 1년 이상 자동이체 고객에게 ‘휴대폰 보조 배터리’ 혹은 ‘혼합잡곡 7종세트(2㎏)’를 주기로 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갖가지 선물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중이다.

다음달에 열리는 ‘펀드슈퍼마켓’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죽어있던 펀드투자 심리에 다시 불을 붙여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펀드슈퍼마켓은 별도의 투자자문 없이 온라인에서 여러 운용사의 펀드를 직접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펀드슈퍼마켓이 초기 홍보에 따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금융연구원 주윤신 수석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펀드슈퍼마켓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온라인 금융상품 거래가 발달된 국내 상황을 보면 점유율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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