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원인은 무엇… 짙은 안개? 무리한 출항? 선박결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원인은 무엇… 짙은 안개? 무리한 출항? 선박결함?

기사승인 2014-04-16 16:43:00
[쿠키 사회]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사고원인은 무엇일까. 해경은 짙은 안개 속에 무리하게 출항했다가 암초 등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선박결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짙은 안개로 암초 충돌 추정=세월호는 인천항 출항 때부터 짙은 안개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15일 오후 6시30분 인천항을 떠날 예정이던 사고선박은 안개 때문에 2시간30분이나 늦은 밤 9시에야 겨우 출항했다.

11시간 넘게 서해안 뱃길을 달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해상의 사고해역을 지날 때도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16일 오전 8시58분쯤 세월호가 사고해역에 도달했을 때 시정거리가 1마일(1852m)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100% 흐림(하늘의 해가 전혀 보이지 않을만큼 구름이 꽉 낀 상태)에 남서풍이 초속 2~4m로 불고, 파도도 0.5m로 매우 잔잔했다. 하지만 짙은 안개로 시야가 흐려 암초 등과 충돌해 좌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서해지방해경청은 특히 폭풍주의보 등 기상특보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세월호가 안개 등 악천후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출항했다가 항로를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세월호 선장은 8년 전 해당 선사에 입사해 인천∼제주도 항로만 전담 운항한 베테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선장은 휴무여서 대체 인력이 키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해 안전운행 지침에 파고 2.5m, 풍속 10m 이상 등이면 여객선 운항이 전면 금지된다. 하지만 선장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경우 제한적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해경은 선장 및 선사 등을 상대로 세월호가 무리한 출항을 하게 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사방에서 파도가 치는 너울파도 등에 맞아 침몰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승선자들이 굉음을 들었다는 점으로 미뤄 칠흑과 같은 안개 속에서 암초와 부딪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박결함 가능성=하지만 기상청은 세월호의 사고 원인이 짙은 안개는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여객선이 출항한 전날 밤 9시쯤 인천을 제외한 다른 해상은 안개가 짙게 끼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또 국립해양조사원은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해역 주변에 뚜렷한 암초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최초 사고위치와 침몰위치가 다를 수 있어 정확한 항로를 살펴봐야 암초 충돌 여부를 알수있다고 설명했다.

청해진해운 측은 세월호가 정상 항로로 운항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항로이탈이 아닐 경우 선박결함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세월호가 항로를 벗어나 운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에서 제주도로 갈 때 정해진 항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다니는 뱃길에서 얼마나 벗어났느냐가 문제인데 항로를 추적해본 결과 통상 항로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항로를 이탈한 것도 아니고 사고 해역이 암초가 많은 구역도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사고 원인을 짐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3000t급 이상 화물선이나 국제여객선에는 항공기의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선박항해기록장치‘(Voyage Data Recorder·VDR)가 장착돼 있지만 세월호는 연안여객선이라 이 장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장선욱·김영균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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