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안산 단원고 강 교감 영결식 엄수

[진도 여객선 침몰] 안산 단원고 강 교감 영결식 엄수

기사승인 2014-04-21 16:48:00
[쿠키 사회] “내 몸뚱이를 불살라 세월호 침몰사고 해역에 뿌려 달라.”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단원고 강모(52) 교감과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의 장례식이 21일 잇달아 엄수됐다.

단원고 강 교감의 장례식은 오전 4시30분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동료, 선후배 교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유족과 강 교감의 동료, 선·후배 교원들은 갑작스런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운구행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유해는 충남 보령의 가족 납골묘로 옮겨졌다. 유족들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일부는 사고 해역에 뿌리기로 했다. 다만 구조작업에 지장이 없도록 현장이 수습된 이후 일정을 잡아서 할 계획이다.

강 교감은 단원고 학생 325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해 대다수가 실종한 사고가 난 지 3일 만인 지난 18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며 자책하는 글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전 7시와 9시, 10시 제일장례식장과 한사랑병원, 사랑의 병원, 안산산재병원 등에서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장례식이 차례로 진행됐다.

오전 7시 같은 장소에서 박모(17)양의 장례식이 열렸다. 박양의 어머니는 소리도 나지 않는 쉰 목으로 “이렇게 가면 나는 어떡하느냐”며 “내 딸”을 연신 부르다 주저앉았다.

박 양을 시작으로 사고로 떠난 학생들의 장례식도 잇따라 열렸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장례식장마다 모여든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친구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A양의 부친은 21일 딸의 시신을 안산의 한 병원에 안치한 뒤 곧바로 부검을 신청했다.

A양 부친은 “딸이 사망한 정확한 시각과 함께 사인이 익사인지, 질식사인지, 저체온증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사인 규명을 통해 정부의 구조대응이 적절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인이 익사가 아닌 질식사나 저체온증일 경우 정부의 책임을 따지겠다는 취지다. 선실공기층(에어포켓)을 통해 버티다 구조 지연 탓에 산소가 소진돼 숨졌다면 정부의 부적절한 구조대응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이날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한 임시합동분향소를 안산 올림픽기념관내 체육관에 설치키로 했다. 대책본부는 23일 오전부터 조문을 실시할 방침이다.

추모공원 건립도 추진된다. 정상영 경기도교육청 대변인 직무대행은 브리핑에서 “유가족이 추모공원 건립을 요구해 관계기관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전수민 기자 doyoung@kmib.co.kr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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