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구명조끼 착용률 90%… “훨씬 더 많이 살릴 수 있었는데”

[세월호 침몰 참사] 구명조끼 착용률 90%… “훨씬 더 많이 살릴 수 있었는데”

기사승인 2014-05-07 21:13:00
[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탑승객 대다수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때에만 탈선명령이 내려졌거나 선내 진입을 통해 적극적인 구조에 나섰더라면 훨씬 더 많은 승객들이 살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이 다시 드러난 것이다. 세월호는 외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후 전복될 때까지 1시간40분이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7일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차 수색결과 발견된 희생자 269명 중 235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탑승객 10명 중 9명꼴로는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탑승객들이 세월호 안에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나 영상 등을 종합하면 대다수 승객들은 “절대 선실밖으로 나오지 마라”는 수차례의 선내방송을 듣고 배가 침몰하기 직전까지도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선실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10시17분 세월호 안에서 ‘기다리라는 안내방송 이후 다른 안내방송 안 해 준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전송됐다. 당시 세월호는 거의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침몰하기 직전이었다. 세월호 안에서 단원고 학생이 오전 10시11분쯤 촬영한 사진 8장을 봐도 객실은 그때까지도 물이 차오르지 않은 상태였다.

구명조끼 차림이라 갑판으로만 나왔다면 물 위로 떠올라 구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탑승객들은 ‘절대 나오지 마라’는 안내방송 때문에 선실 안에서 기다리다 탈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준석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 15명은 오전 9시38분쯤과 그 이전 탈출방송이나 구조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구조정을 타고 서둘러 세월호에서 빠져나간 뒤였다.

해경은 세월호 잠정 인원 현황을 탑승자 476명, 생존자 172명, 사망자 269명, 실종자 35명으로 또 수정해 발표했다. 기존 집계에 비해 생존자는 2명 줄고, 실종자는 2명 늘었다. 김 청장은 구조자가 감소한 이유를 동일인이 다른 이름으로 중복 기재하거나 동승자를 오인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종자가 증가한 것은 신용카드 매출전표 확인을 통해 탑승자 명단에 없었던 중국인 2명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라동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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