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국 진짜 야구는 8회부터?’ 대만 꺾고 금메달

[아시안게임] ‘한국 진짜 야구는 8회부터?’ 대만 꺾고 금메달

기사승인 2014-09-28 23:00:55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한국과 대만의 경기. 8회초 2사 2


‘8회의 기적.’ 한국 야구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때마다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된 용어다.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도 ‘8회의 기적’이 일어났다. 경기는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후반까지 자칫 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약속의 8회 때 대량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초 한국은 쉽게 대만을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예선리그에서 대만을 콜드게임으로 이긴 바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한국은 1회초 첫 공격에서 무사 만루의 천금 같은 기회를 날린 뒤 경기가 꼬였다. 반면 대만은 1회말 톱타자 전빈제가 선발 김광현(SK 와이번스)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친 뒤 린한의 2루 땅볼 때 가볍게 홈을 밟았다. 한국은 5회초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의 적시타 등으로 2-1로 앞서나갔지만 6회말 또다시 대만에 2점을 내주며 2-3으로 재역전을 당했다. 그 사이 한국은 대만체대에 재학 중인 아마추어 투수 귀준린과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활약 중인 천관위에 철저히 막혔다.


제2의 ‘도하의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팽배했다. 하지만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진 8회초 결국 한국은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대만 감독의 어설픈 투수 교체를 십분 활용했다. 1사 1, 2루에서 대만 감독은 잘 던지던 천관위를 내리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뛴 뤄지아런을 투입했다. 뤄지아런은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 투수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였다. 결국 한국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볼넷을 얻어 1사 만루를 만든 뒤 강정호(넥센 히어로즈)가 팔꿈치 쪽을 맞고 밀어내기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결국 나성범(NC 다이노스)의 2루 땅볼로 역전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황재균(롯데)은 깨끗한 2타점 우전 적시타로 ‘8회의 기적’의 하이라이트를 작성했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전에서 1-2로 뒤지던 8회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역전 투런포를 작렬하며 일본을 침몰시킨 바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8회 2-2 상황에서 이승엽이 역전 투런아치를 그리며 극적인 전승 우승을 이뤘다.


마운드에선 안지만(삼성)이 가장 빛났다. 안지만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등판해 대만 타선을 잠재우고 ‘8회의 기적’을 이루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2-3으로 지고 있던 7회말 무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상대 마운드는 천관위가 지키고 있었기에 점수를 더 이상 주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하지만 양현종(KIA 타이거즈)으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은 안지만은 세 타자를 각각 삼진, 좌익수 플라이,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안지만은 2이닝을 단 한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로 대만 타선을 잠재웠다. 후 한국은 최고의 소방수 임창용(삼성)과 봉중근(LG 트윈스)가 차례로 나서 소중한 금메달을 지켜냈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모규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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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모규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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