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랑 똑같아” 좌초된 홍도바캉스호, 주민들 도입 반발했었다

“세월호랑 똑같아” 좌초된 홍도바캉스호, 주민들 도입 반발했었다

기사승인 2014-09-30 17:05:55

30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된 홍도 바캉스호는 지난 5월 국내 도입 이전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사실이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기는커녕 그대로 답습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본보는 지난 5월1일 ‘[세월호 침몰 참사] ‘세월호’ 뻔히 보고도… 27년 된 여객선을 홍도 유람선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십명의 홍도 주민들이 일본의 중고 여객선을 도입해 운항하려는 지역 해운업체의 시도를 막아달라는 청원서를 목포해경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본보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리 김정남씨 등 7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 4월30일 “해운업체 홍도크루즈가 신청한 유람선 운항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청원서를 최근 목포해경에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홍도 주민들은 “홍도크루즈는 홍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건조된 지 27년이 넘은 중고 여객선을 일본에서 들여왔다”며 “수명을 다한 여객선을 무리하게 증축해 선박검사를 통과한 뒤 유람선을 운항했다가 제2의 세월호 침몰 사고를 불러오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또 “홍도에서도 30년 전 유람선 좌초사고가 발생했었다. 1987년 건조된 문제의 중고 여객선은 184t급으로 승선정원을 350명에서 500명으로 늘렸다”고 강조했다.

홍도 주민들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이 중고 여객선이 바로 이번에 좌초된 홍도바캉스호다. 홍도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당시 중고 여객선 선박검사를 담당한 선박안전기술공단 사천지부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나 하자가 없는 선박검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홍도에서는 1985년 7월 단체관광객 등 37명을 태운 관광유람선 신안2호가 기관 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다가 암초에 부딪혀 침몰하면서 승객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홍도에는 연간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홍도바캉스호의 사고를 예견한 본보의 기사를 돌려보며 해운업체와 해경의 안전불감증을 비판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세월호 사고와 거의 흡사한 사고가 또 일어날 뻔 했다”면서 “세월호 참사가 4월에 터졌는데 똑 같이 낡은 배를 똑 같이 무리하게 증축해 들여오는 것을 막지 않았다니 기가 막히다”라고 혀를 차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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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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