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그런데 최근 20~30대 젊은시절에 체중이 많이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와 영국 글래스고우 심혈관센터 사타 교수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일생 동안의 체중변화가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를 내원한 1724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20대 때의 체중, 일생 최대 체중 및 당시 나이, 당뇨병 진단 당시 체중과 나이를 조사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심장 단층촬영(CT)을 시행해 관상동맥질환 협착, 동맥경화 유무, 다중혈관침범, 관상동맥 석회화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평가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대 체중, 체중 변화 정도, 최대 체중까지의 도달 기간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시행했습니다.
대상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50±10세였고, 체질량지수는 25.4 kg/m2이었습니다. 남녀 비는 동일했습니다. 대상자의 20세 때 평균 체중은 60.1kg 이었고, 41.3세 때 최대체중에 도달했고, 평균 13kg이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체중 변화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세 때 체중에서 체중이 많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그 증가속도가 빠를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체중의 증가 속도를 사분위로 나눠서 분석한 결과, 상위 사분위(1년에 1.3kg씩 증가)에 해당되는 사람의 경우 50%이상 관상 동맥이 좁아진 사람이 14.4%로 하위 사분위인 사람(1년에 0.15kg씩 증가)의 9.5%에 비해, 50% 이상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두 개 이상의 심장혈관을 침범한 경우도 상위 사분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심혈관질환 발생과 직결되는 동맥경화반의 존재 여부에 있어서도 체중증가속도가 빠른 사람의 경우 24.3%가 동맥경화성 플라크가 존재한 반면, 체중증가속도가 늦은 사람의 경우는 14.9%로 10%가까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인 흡연, 음주, 운동부족, 심혈관질환의 가족력,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보정한 후에도 유의한 것이어서 임상적의의가 높습니다. 이는 체중증가속도가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입니다.
실제 60세의 현재 몸무게가 80kg으로 똑 같은 경우에도 30대 초반에 80kg가 돼서 쭉 유지된 사람과, 서서히 몸무게가 늘어서 나중에 80kg이 된 사람의 경우에 심혈관질환의 위험도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20~30대에 체중이 많이, 속도로 증가하는 경우, 인슐린저항성이 유발되고 염증반응이 증가하며, 혈당 및 혈압이 상승해 결국에는 혈관내피세포에 손상으로 주고, 이로 인해 관상동맥질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많은 체중증가와 빠른 체중증가가 일으키는 쓰나미 효과와 같은 것이죠. 따라서 20~30대부터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정도로 체중이 늘고, 이것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측면에서 가장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임수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이 늘고 있으며, 이는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시기부터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사 습관을 줄이고,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켜, 20-30대에부터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젊었을 때부터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하여야 중년이후에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 발생 및 이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20~30대 젊은시절부터 건전한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잘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