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뭐? 허니버터칩 공장에 불나서 생산을 중단했다고?”

[친절한 쿡기자] “뭐? 허니버터칩 공장에 불나서 생산을 중단했다고?”

기사승인 2014-12-01 17:15:55

못 먹는 감을 찔러나 본다는 게 바로 이런 걸까요. 해태제과의 히트상품 ‘허니버터칩’을 중심으로 새로운 괴소문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생산중단설입니다.

1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해태제과가 강원도 원주시 문막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허니버터칩의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소문에는 “생산라인에 과부화가 걸려 불이 났다” “허니버터칩을 생산하는 공장이 한 곳 뿐이어서 품귀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도 있습니다.

허니버터칩은 최근 과자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입니다. 맛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허니버터칩 대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죠. 이런 상황에서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문은 아직 맛을 보지 못한 네티즌에겐 절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에게 자존심을 굽히고 한 조각만 달라고 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사는 사람을 비웃었는데 내가 그렇게 할 판이다.” “아들 생일선물로 허니버터칩을 잔뜩 담은 상자를 준비하려던 계획을 망쳤다.” “어머니가 편찮으신데…” “곧 군 입대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사연도 제각각입니다.

생산중단설은 허위입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문막공장에서 불이 나지도, 생산을 중단하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해태제과는 문막공장을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고 주말까지 가동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생산라인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불이 났다’는 은유적 표현이 오해를 낳으면서 괴소문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허니버터칩은 이미 무수한 괴소문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마약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유혹했다는 마약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수십년간 연구한 제조법을 해태제과에 넘겼다는 창조경제설, 제과업계가 질소과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합심하고 수익금을 나누고 있다는 물타기설, 수익금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 자금으로 흘러간다는 일본 극우설은 생산중단설에 앞서 나온 괴소문들이죠.

출시 4개월여 만에 5개의 괴소문이 나온 겁니다. 적어도 네티즌의 주목을 받은 것만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연예인도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루머에 휩싸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수 서태지의 전성기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광고모델도 아니면서 허니버터칩을 먹는 모습을 SNS에 공개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허니버터칩이 연예인의 홍보 지원을 받은 것인지, 연예인이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편승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냉소도 나옵니다. 군중심리에 반짝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곧 사그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감자 과자 한 봉지를 놓고 모든 국민이 달려든 모습을 북한에서 체제선전용으로 활용할 것”이라거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반짝 인기를 얻고 철저하게 외면을 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냉소도 인기가 없으며 나오지 않았겠죠.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언제쯤 사그라질까요.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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