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봉 엽기 행각] ‘매의 눈’ 찾아낸 ‘피 한 방울’… “형사의 감 살아 있네”

[박춘봉 엽기 행각] ‘매의 눈’ 찾아낸 ‘피 한 방울’… “형사의 감 살아 있네”

기사승인 2014-12-15 16:41:55
KBS 뉴스 방송 캡처

한 형사의 눈썰미가 있었기에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을 하루 빨리 검거할 수 있었다. 형사가 ‘매의 눈’으로 두루마리 휴지에 묻은 ‘좁쌀’만한 혈흔을 찾아낸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 오전 10시 10분 경기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자 A씨는 “이런 걸 제보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월세방을 계약하기로 한 사람이 날짜가 지났는데도 안 나타난다”고 말했다.

사건과 큰 관련이 없어보이는 제보였지만, 형사 2명이 출동했다. 이들은 집주인이 온천여행을 간 상태라 반지하방 문을 강제로 열지 못해 일단 복귀했다.

A씨는 오후 3시 35분쯤 다시 전화해 “방에 들어가 보니 박스 안에 비닐봉지와 장갑이 있다”고 제보했다.

재차 현장에 도착한 형사 2명은 방을 둘러봤다. 새 임차인을 맞을 준비가 된 깨끗한 방이었다. 그러나 형사들은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던 중 한 형사가 흰색 두루마리 화장지에 묻은 좁쌀만한 ‘피 한 방울’을 찾아냈다.

이 형사의 요청으로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방안을 감식, 인혈반응을 찾아냈다. 욕실 수도꼭지에 묻은 인체 조직 일부도 찾아냈다. 추후 지방 덩어리로 밝혀진 이 흔적은 불과 1㎜도 안 되는 크기였다.

DNA분석 결과 혈흔과 인체조직은 피해여성 김모(48·중국 국적)씨의 DNA와 일치했다. 이 흔적들은 박춘봉이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결정적인 제보가 사건을 푼 열쇠였으나, 현장에 처음 출동한 형사가 두루마리에 묻은 피 한 방울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사건 수사가 미궁에 빠졌을지 모른다”며 “작은 흔적도 쉽게 지나치지 않은 형사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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