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논쟁에 휩싸인 ‘국제시장’… ‘말말말’

이념 논쟁에 휩싸인 ‘국제시장’… ‘말말말’

기사승인 2014-12-30 10:42:55

이념 논쟁에 휩싸인 영화 ‘국제시장’이 정치권과 논객들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네티즌들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논란이 뜨거워질수록 국제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영화를 둘러싼 주요 발언을 모아봤다.

박근혜 대통령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제시장의 한 장면을 언급하며 애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하세’ 이런 가사가 있지 않느냐”며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허지웅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

허지웅은 지난 25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좌담기사에서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다.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다.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다.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발언했다.

이후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토가 나온다”는 표현을 부각하면서 정치적 논쟁의 시발점이 됐다.

진보 논객 진중권 “영화 비판하면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XX가 되는 건가?”

진중권은 27일 트위터에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XXX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XX가 되는 건가?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다”라고 적었다.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기에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가 난리를 치는 건지,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보다”라고 덧붙였다.

보수 논객 변희재 “한국의 3류 영화평론가들과 기자들의 음해가 도를 넘어섰다”

변희재는 27일 국제시장과 관련해 “국제와 역사 관련 초등학교 수준의 공부라도 하고 떠드는 건가""라며 ""토론 붙으면 2분이면 도망갈 수준의 논리를 친노 포털 뒤에 숨어 떠든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변희재는 “다 아는 걸 왜 영화로 보냐고 떠들어대는 3류 평론가와 기자들, 흥남철수, 파독, 베트남 파병 진짜 이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 공부 하긴 했는가”라며 “‘이 힘든 세상을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겪은 게 참 다행이다’가 영화 대사였군. 이 말이 왜 토할 것 같다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듀나 “역사를 다루면서 역사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듀나는 지난달 27일 ‘듀나의 영화낙서판’ 게시판에
“역사인식이 없는 영화”라고 영화를 평했다.

듀나는 “남의 나라에서 전쟁하면서 달러를 벌었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말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하지만 영화는 덕수 세대 노인들의 신경을 조금이라고 거스를 생각은 없다. 지나치게 예의가 발라 공허하다”고 영화를 평했다.

듀나는 “이 영화의 윤제균식 신파가 관객들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윤제균 감독이 만든 작품 중 가장 공허하고 기회주의적인 영화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개봉한 국제시장은 13일 만에 누적관객 수 450만명을 돌파했다. 국제시장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서 집계한 결과 29일 관객 28만 2174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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