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대학가에 최 부총리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젊은이들과 대화의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송년 인사차 기재부 기자실을 찾아 “젊은이들이 취업이나 학자금, 결혼 등 어려움이 많다보니 불안감을 표현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을 수 없으니 의견을 모아서 가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 것 같으니 어떻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노력하는 것이지, 악화시키겠다는 것은 아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이익의 균형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경희대 중앙도서관과 노천 경기장 인근에는 ‘최경환 학생, 답안지 받아가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이 대자보엔 ‘오늘날 한국 경제위기의 해결 방법을 쓰시오’라는 문제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정부 경제 정책을 ‘답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단엔 큼지막하게 낙제를 뜻하는 ‘F’를 써 놓았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12학번 최휘엽씨는 “고용이 경직돼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하고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임금도 보장받지 못해 우리는 쓸 돈이 없다 이제는 노동유연화라는 칼날로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 청년, 여성노동자를 베어버리고 정규직마저 베려고 한다”며 “600만명의 ‘장그래’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대자보에 썼다.

이달 초에는 연세대와 고려대 등에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라는 제목으로 학비 문제, 취업난, 청년 자살 문제 등을 지적하는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

이 대자보엔 “아저씨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일자리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정규직 이놈들 순순히 권리를 내 놓아라’로 들린다. 우리는 정규직 과보호가 불만이 아니라 비정규직이 너무 보호 안 돼서 불만이다. 우리가 고생고생해서 얻은 일자리가 ‘저질’이면 누가 제일 힘들지 생각해보라. 우리도 힘들지만, 엄마 아빠한테 용돈도 못 드리고 내복 한 벌 못 사드리게 된다. 손자 볼 생각은 꿈에도 마시라”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