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지나간 곳 소독·폐쇄해도 병원은 ‘메르스 낙인’

메르스 환자 지나간 곳 소독·폐쇄해도 병원은 ‘메르스 낙인’

기사승인 2015-06-10 01:23:55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시작된 메르스 전파는 감염자의 동선을 따라 경기도 부천, 충북 옥천, 충남 대전, 전북 김제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감염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의 이름이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들은 언론에 몇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만 강조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도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 이름 외 의료기관 공개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해줄만한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대전 건양대병원의 경우 9일 현재까지 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14번 환자가 28일 호전되지 않는 폐렴 증세로 건양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14번 환자에게 과거 다녀온 의료기관을 물었을 때 평택성모병원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창일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은 ""폐렴 증상을 보인 16번 환자는 우리 병원을 오기 전 평택성모병원과 대청병원 두 곳을 들렀다. 그러나 우리 병원 의료진이 이전에 들른 병원을 묻는 질문에 평택성모병원은 이야기하지 않고 대청병원만 이야기했다. 폐렴 환자다운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28일 응급실 내원 후 6인실로 입원했다""고 말했다.

병원은 메르스 2차 감염자가 본원에도 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29일 금요일 격리병상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16번 환자가 병원을 찾은 날은 28일이었고, 또 그가 메르스 밀접접촉자라는 사실을 안 것은 30일이었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30일 보건당국으로부터 16번 환자가 추적관찰 중이며, 1번 환자로부터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입원한 지 3일이나 지나서다. 이야기를 들은 즉시 16번 환자를 비롯해 그 환자와 함께 생활한 6인실 환자 모두를 격리 병상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당시 16번과 함께 생활한 다른 환자들은 발열 등의 의심증상을 없었지만 메르스의 강한 전파력을 의심하고 격리조치를 한 것이다. 병원에 빠른 대응에 서른 명이 넘는 감염자를 발생시킨 다른 의료기관에 비하면 추가 확진자는 적은 편이다.

◇지역사회 바이러스 전파 차단 큰 역할했지만…

병원은 전파 차단에 큰 역할을 했지만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건양대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확진자는 16번 환자가 3일간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와 보호자다. 병원은 빠른 격리조치로 메르스 전파를 성공으로 차단했다고 자부하지만 이미 메르스 전파 병원으로 낙인찍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병원은 메르스 전파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병원 이름이 공개되기 전부터 '건양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그 병원을 가지 말라' 식의 루머가 SNS을 타고 돌았다. 마치 지역 내 바이러스 진원지처럼 비춰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추적관찰 중인 밀접접촉자의 대한 신상정보가 전국 의료기관에서 빠르게 공유돼야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16번환자가 응급실 내원 당시부터 평택성모병원을 거쳐왔다고 이야기 했다면 더 빨리 격리조치됐을 것으로 추가 감염자고 없었을 것이다. 보건당국이 16번환자를 추적관찰하고 있었다면 더 빨리 본원에 연락을 취해야했다. 그러나 3일이 지나 연락을 받은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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