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의 시선] ‘럽스타그램’ 논란에 피곤한 아이돌과 더 피곤한 팬들… 스타 SNS의 역기능

[새우젓의 시선] ‘럽스타그램’ 논란에 피곤한 아이돌과 더 피곤한 팬들… 스타 SNS의 역기능

기사승인 2015-07-02 17:02:0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연예인들이 팬들과의 밀착 교감을 위해 SNS 계정을 만드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PC통신에서 시작한 팬 카페 문화가 포털사이트를 위시해 크게 번졌고, 모바일 개인 플랫폼 발달에 따라 유형도 다양해졌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국내 연예인 공식 계정만 수천 개에 달한다. 용도는 천차만별이다. 연예인의 공식 일정을 전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일상까지 중계한다. 팬들은 연예인의 일상을 보면서 해당 스타와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을 느끼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가까운 기분 탓에 때로는 역기능이 발발한다.

1일 오후 틴탑의 리더 캡이 자신들의 공식 팬까페에 “지금까지 SNS와 관련된 일들로 팬 여러분들께 걱정 많이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 틴탑은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인스타, 트위터는 삭제하고 틴탑 공식 계정을 통해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사과글을 올리는 일이 일어났다. 그는 이어 “앞으로 SNS는 팬 여러분들과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사용하고 지금까지와 비슷한 일들로 걱정시켜드리지 않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해당 사과글은 앞서 불거진 틴탑 멤버들의 SNS 연애 논란 때문이다. 틴탑 창조는 과거 다른 걸그룹 멤버와의 ‘럽스타그램’(인스타그램을 통해 애정표현을 하는 행위에 대한 신조어) 의혹에 휩싸였다. 니엘 또한 자신의 SNS로 일반인 여성과 커플 아이템을 착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소속사 측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이미 팬들 사이에 이들은 열애중인 멤버로 ‘낙인’이 찍혔다.

‘럽스타그램’ 논란은 이들뿐만 아니다. 다른 예로는 엑소 백현과 태연의 SNS 열애가 있다. 백현-태연의 열애가 지난해 6월 한 연예 매체의 밀착 취재로 밝혀지고 소속사에서 인정한 뒤 팬들이 추적에 나서며 이들의 ‘럽스타그램’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 두 사람이 SNS로 팬들 몰래 연애를 하며 애정 신호를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되자 팬들은 두 사람에게 배신감을 표했다. 틴탑의 SNS 논란과는 양상이 다소 다르지만 맥락은 같다. SNS에 스타가 “좋아한다”고 말해왔던 것이 스타에게 한결같은 애정을 보내왔던 팬들에게 보답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은 애인 한 사람에게 보내는 개인적 메시지라는 사실에 화를 내고 있는 것.

일견 이 같은 SNS 연애 논란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일 수 있다. “연예인이라도 연애 좀 할 수 있지 왜 난리냐” “그럼 그 스타가 너희들이랑 연애할 줄 알았느냐, 정신차려라”라는 댓글이 실제로 해당 논란 기사에 수두룩하다. 그러나 ‘새우젓’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연예인 중에서도 아이돌들은 대부분 팬들과의 유사 연애 콘셉트에 기반한 ‘장사’를 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멋지고 춤 잘 추고 노래 잘 하는 것만으로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팬들이 주는 애정만큼 돌려준다고 느끼게 만드는 ‘팬 서비스’를 한다. 한없이 커다란 애정을 주는 팬은 흔치 않다. 자신이 애정을 주고 음반을 구입하는 만큼 아이돌도 자신에게 애정을 돌려준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일종의 심리적 거래 관계인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SNS가 팬과의 소통이 아니라 그 외의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것은 기자도, 소속사 관계자도 아니다. 바로 팬이다. 오빠가 ‘럽스타그램’ 논란에 피곤한 만큼 팬들도 피곤하다. 스타와 연애를 하고 싶어서도, 그가 연애를 하지 않길 바라서도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마냥 ‘팬 바라기’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최소한 그런 시늉만은 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rickonbge@kmib.co.kr

★ ‘새우젓의 시선’ : 자신을 일명 ‘새우젓’이라고 칭하는 팬들의 관점으로 연예 뉴스를 발굴하고 돌아보는 쿠키뉴스의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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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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