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남세브란스병원 변민광 교수 “고령 폐암환자 만성질환-나이 치료 방해물 아냐”

[인터뷰] 강남세브란스병원 변민광 교수 “고령 폐암환자 만성질환-나이 치료 방해물 아냐”

기사승인 2015-08-22 08:31: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65세 이상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진단되는 암은 무엇일까. 바로 폐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의 2012년 암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남성 암환자의 주된 원인은 폐암이었다.

이처럼 폐암은 고령에서 많이 진단되는 암이다. 그만큼 완치로 가는 그 길이 고될 수밖에 없다. 고령의 암환자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당뇨, 신부전, 폐 기능 저하 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암 치료를 주저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폐암의 근치적 방법은 종양이 자리한 폐를 잘라내는 것이다. 폐 일부를 잘라내기 때문에 남은 폐가 제 기능을 해 주어야 환자는 예전처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고령 환자의 경우 본래 폐 기능이 좋지 않았거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폐 절제가 신중해진다. 폐는 간과 달리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이라고 해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서 크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 최근 폐암 분야의 표적항암제 개발이 두드러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항암효과는 극대화한 신약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변민광 교수는 “고령의 폐암환자라도 암조직을 이용한 유전자검사를 통해 돌연변이 여부가 확인되면 그에 맞는 항암제를 선택해 치료해 나갈 수 있다”며 “만성질환이나 고령이란 나이가 치료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폐암환자에서 표적항암제 사용이 많아지고 있지만 항암치료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오심, 구토, 고통스런 손발 저림 등이 그것이다. 고령의 암환자는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부작용이 두려워 항암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변 교수는 “사용하는 약제에 따라, 개인의 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이 다르다. 어떤 암환자는 오심·구토를 호소하지만 어떤 암환자는 부작용을 별로 겪지 않을 수도 있다.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 또 심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에 따른 치료가 들어간다.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잡아가면서 꾸준히 관리한다는 치료개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 교수는 평소 식사를 잘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암환자일수록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잘 견딘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의 영양관리는 치료계획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식사를 충분히 하는 것은 심각한 체중감소를 막고 피부와 머리털, 근육, 손상된 장기를 회복하고 형성되는 것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암환자가 잘 먹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변 교수는 영양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암환자의 체중감소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어느 선을 넘으면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영양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식욕이 없어 밥 먹는 것이 힘들다면 소량씩 자주 먹는 고열량, 고단백 식사를 추천한다. 밀크셰이크, 꿀차, 푸딩 등이 좋다. 구토나 메스꺼움을 느낀다면 수분이 많고 향이 강한 음식을 피하고 식사 후 바로 움직이거나 눕지 않도록 한다. 설사를 한다면 가스를 발생시키는 콩, 양배추, 브로콜리 식단을 피한다. 위와 같은 생활습관, 식단 조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식욕은 메게스테롤과 같은 식욕촉진제를 사용해볼 수 있고 구토는 항구토제로 다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폐암을 진단받고 상심해 있는 고령의 암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치료의 희망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변 교수는 “암환자 곁에는 그들의 완치를 함께 바라는 주치의가 있다.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꾸준히 관리해 나간다면 완치까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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