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블랙프라이데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르포] 블랙프라이데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기사승인 2015-10-05 09:00:55

"[쿠키뉴스=최민지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첫 주말, 최대 70% 할인 행사 소식에 명동 롯데백화점 9층 행사장은 평소보다 북적였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했다. 명성과 달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주부 박 모씨(36세)는 “최대 70% 싸게 판다고 해서 왔는데 평소 백화점 정기세일과 할인율이 별반 다르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전자제품이나 화장품 등 제외되는 품목이 많아 살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14일까지 2주간 소비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는 백화점 71개 점포와 대형마트 398개, 편의점 2만5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000개 점포가 대거 참여했다. 할인폭도 최대 70%에 달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할인율은 높지 않았다. 실제 주요 백화점 매장에는 10~30% 할인이 대부분이었고 화장품과 명품 등 고가의 상품들은 할인행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가전제품 매장이 내놓은 할인가는 인터넷 오픈마켓 최저가보다 40%가량 비싼 곳도 있었다.

그나마 할인해 주는 것도 아웃도어 용품 같은 이월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품목은 제외한다는 문구도 눈에 띠었다.

전자제품 코너에서 만난 김 모씨(39세)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평소 갖고 싶었던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샀던 기억이 나서 기대하고 왔는데 온라인몰이 훨씬 저렴한 것 같다”며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부가 한 달 전 행사를 급하게 준비하면서 대형가전 등 제조업체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아 할인폭도 평소 정기 세일 수준이 그쳤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위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함께 1년 동안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갑작스럽게 행사에 참여하라고 재촉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는 했는데 제조업체들이 동참하지 않아 상품권이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간접적인 지원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의 올해 가을 정기 세일 매출은 블랙프라이데이 홍보 덕분에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1일부터 3일까지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23.6%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6%, 신세계백화점은 3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reepen0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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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en0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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