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초점] 멜론은 왜 ‘추천곡 제도’를 폐지하지 않았나

[쿡초점] 멜론은 왜 ‘추천곡 제도’를 폐지하지 않았나

기사승인 2016-01-30 09:00: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음악사이트 멜론은 끝내 대세를 따르지 않았다. 각 음악사이트들이 추천곡 제도를 폐지하는 가운데 멜론은 홀로 개편된 제도를 선보였다.

멜론의 새로운 음악 추천 제도는 지난 26일 공개됐다. 핵심은 ‘개인화 추천’이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아티스트와 그와 유사한 아티스트, 선호하는 장르 등을 기준으로 개인마다 다른 곡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추천곡 제도의 사용 여부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멜론은 개편을 통해 추천곡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했다. 자사 소속 가수의 곡을 의도적으로 추천곡에 선정한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멜론은 추천곡 선정 기준을 개인별 큐레이팅 방식으로 수정했다. 또 추천곡이 자동으로 재생되던 ‘전체듣기’ 기능도 음원차트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삭제했다.

각 음악사이트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 13일 열린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에서 추천곡 제도가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날 경희대 김민용 교수는 “추천곡 제도 때문에 공정성 훼손이 심각하다”며 “‘끼워 팔기’로 랭크차트가 왜곡된다”고 밝혔다. 이어 “반짝 1위를 양산하고 차트의 신뢰성을 손상시키는, 음원 사재기를 유인하는 ‘실시간 차트’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제에 공감한 음악사이트들은 차례로 추천곡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엠넷닷컴을 시작으로 30일 벅스, 11월 2일 소리바다, 3일 KT뮤직 지니, 올레뮤직 등은 추천곡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의 안석준 대표는 “현재의 정체된 음악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그동안 음악 기획사들이 지적해왔던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음악 시장 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한편, 엠넷닷컴을 ‘상생 플랫폼’으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멜론 측의 반응은 달랐다. 추천곡 서비스의 영향력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 박진규 대외협력실장은 “추천곡 제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한다”며 “추천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는 건 아니다. 어떤 아티스트가 발매하고 어떤 곡이 나왔느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오히려 추천곡 서비스가 필요한 기능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 대표이사는 “추천곡은 음원사이트에 있어 꼭 필요하다”며 “그러나 부합하지 않으면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개발 중인 알고리즘을 통해 합리적인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멜론이 타 음악사이트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클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멜론의 이용자수 점유율은 56.9%, 체류시간 점유율은 64.9%에 달했다. 업계 2위 지니의 이용자수 점유율은 21.6%, 3위 엠넷닷컴의 점유율은 11%에 불과했다. 경쟁 사이트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격차가 큰 상황이다.

또 멜론은 논란이 있기 전부터 이미 새로운 추천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멜론 빅데이터 개방 1주년’ 간담회에서 신원수 대표는 “멜론의 차트 추천과 관련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자동화될 것이다. 새로운 음원이 올라오면 그 음원 데이터를 평가하고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해 특정 이용자에게 어떤 음악을 추천하는 것이 좋은지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실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같았지만 대안은 달랐다. 멜론의 서비스 개편이 개선일지 개악일지는 시간이 지나면 가려질 것이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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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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