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가뭄인 가요계의 단비같은 여자친구-포미닛-위너, 앨범 어땠을까

[어떻게 들었어] 가뭄인 가요계의 단비같은 여자친구-포미닛-위너, 앨범 어땠을까

기사승인 2016-02-16 14:25:55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 중 화제가 되는 앨범들을 듣고 리뷰해 본다. 비수기가 없다는 가요계에도 유난한 가뭄이 든 2월, 단비같은 여자친구와 포미닛, 위너의 앨범을 들었다.

여자친구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2016.1.25 발매 : 이전에 발매했던 ‘오늘부터 우리는’, ‘유리구슬’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타일의 편곡이다. 그룹 자체만의 스타일을 제대로 확립했다고 일컬어지는 몇 안 되는 신인그룹이지만 여전히 소녀시대의 그림자는 진하기만 하다. 물론 여자친구라는 그룹은 이를 노력의 동기로 삼아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작곡진인 이기용배에게는 쇄신의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이른바 ‘뽕삘’이 느껴지는 멜로디에 더해진 당김음은 곡의 올드함을 극대화시킨다. 수록곡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선택을 했다. 크게 떨어지는 트랙은 없다. 여기에 더해 여자친구라는 그룹이 풍기는 순수함이 녹아드니 신인그룹의 앨범으로는 더할 나위 없다.

포미닛 ‘Act 7’ 2016.2.1 발매 : 타이틀곡 ‘싫어’는 전작인 ‘미쳐’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간다. 서재우 작곡인 전작에 이어 덥스텝 장르의 창시자나 다름없는 스크릴렉스를 작곡진으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힘은 덜하다. 스타 파워가 안 좋은 곳을 스친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될 듯 싶다. 이름값을 못 하는 것이다. 물론 포미닛의 잘못은 아니다.

콘셉트에는 충실하다. 느린 템포의 수록곡들도 가사는 세서 포미닛이 끊임없이 고집하는 ‘센 언니’에는 잘 들어맞고 무난하다. 다만 신나지는 않는다. edm과 덥스텝, 모두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아쉬운 장르지만 포미닛의 edm은 재미가 없다.

위너 ‘엑시트:E(EXIT:E)’ 2016.2.1 발매 : 그룹 엑소는 데뷔 후 두 번째 앨범 발매까지 11개월이 걸렸다. 그 이후로 두 번째 앨범까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신인이 또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데뷔가 화려했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 대한 대중의 기대도 컸지만, 시간이 흐르며 기대는 시들고 이름이 주는 효과는 잠잠해졌다.

타이틀곡이자 앨범의 시작인 1번 트랙 ‘베이비 베이비’는 3박자 리듬에 어쿠스틱 편곡으로 부드럽게 시작하며 허를 찌른다. 멤버 송민호가 지난 해 음악 외적으로 큰 화제가 돼 모두가 잊고 있었을 테지만 위너의 보컬 멤버들은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트랙이다. 2번 트랙이자 타이틀인 ‘센치해’는 아쉽다. 위너 곡인지 아이콘 곡인지 헛갈리기 때문이다. 이는 YG의 기획력 부족일 공산이 크다. 비슷한 듯 아닌 듯 한 두 팀을 비슷한 시기에 데뷔시킨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적인 차별화다. 위너가 아이콘과 다른 것은 완성형의 느낌이 진하다는 것이다. 아이콘은 위너에 비하면 아직 진행 중이다.

수록곡은 모던 록에서 리듬앤발라드까지, 곡을 누가 작곡했느냐에 따라 다양한 장르를 들려주고 있다. 깊이감이 있거나 넓지는 않지만 무난하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32)이 열흘마다 갱신되는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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