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균주 기원 두고 메디톡스-대웅제약 갈등 심화

보톡스 균주 기원 두고 메디톡스-대웅제약 갈등 심화

기사승인 2016-11-07 08:10:08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보톡스(보톨리눔 톡신) 균주 기원’을 놓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휴젤 간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측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으며, 메디톡스는 자사 제품 메디톡신 균주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보툴리눔 톡신은 라면스프 정도 분량으로도 자연계에서 발견될 경우 생화학적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다. 우리가 먼저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를 하는 것은 고위험 병원체인 보툴리눔 균주의 기원의 적확성과 정당성을 규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톡신 공방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보건당국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 관리에 빈틈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거졌다. 신경을 마비시키는 물질인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도 100만명 이상을 살상할 수 있어 탄저균과 같이 생화학무기로 쓰일 수 있는 맹독성물질이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은 2010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마구간의 한 토양에서 해당 균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휴젤은 2006년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신고서에 2002년 부패한 통조림에서 보툴리눔독소를 분리해 배양했다고 보고했다. 기동민 의원은 만약 업체들이 국내토양이나 시중에 유통된 통조림에서 균을 채취했다면 해당 지역이 맹독성 물질이 있는 지역이므로 감염병 발생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그런데도 균주 관리에 질병관리본부가 허술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등의 균주 출처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실 공방이 본격화 됐다. 메디톡스는 휴젤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미생물)의 기원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현호 대표는 “균주의 기원 규명으로 균주 획득 경위가 적확하고 정당하게 이뤄졌는지 검증할 수 있다. 그런데 대웅제약 등이 이 같은 경위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대웅제약은 자신들이 발견했다는 보툴리눔 균주를 홀(hall)이라고 명명했다. 이 균주는 미국 이반 홀 박사가 분리한 균주에만 붙일 수 있는 고유명사이며 현재 엘러간 메디톡스가 보유하고 있다”며 “대웅제약이 한국 토양에서 발견, 분리한 균주에 홀이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된다. 이는 홀 균주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발견했다는 균주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메디톡스 균주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가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가 운영하는 진뱅크에 대웅제약의 홀 균주의 염기서열을 확인한 결과 1만2912개 전부 메디톡스의 균주와 100% 일치했다. 우리가 미국에서 가져온 균주와 대웅제약이 한국 토양에서 발견한 균주 출처가 다른데, 염기서열이 동일하다는 것은 의문이다. 대웅이 균주 출처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업체들이 경쟁사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훔친 것이 아니냐는 루머까지 퍼지고 있다. 정 대표는 “자사의 균주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기관도 요구하지 않는 기업 비밀정보를 일개 기업이 공개를 요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메디톡스 균주야 말로 외국에서 밀반입한 것으로 남의 것을 몰래 가져온 장물에 소유권의 원천이 있을 리 없다. 이번 사태가 경쟁사의 미국진출을 막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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