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콩쿠르 우승 후 쇼팽 콘체르토만 50번 넘게 연주… 이제야 편하게 느껴져요”

조성진 “콩쿠르 우승 후 쇼팽 콘체르토만 50번 넘게 연주… 이제야 편하게 느껴져요”

기사승인 2016-11-16 14:22:17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기자들의 질문에 일정한 박자로 솔직하게 답하던 22세 청년 조성진은 손끝이 피아노에 닿자 순식간에 격정적으로 건반을 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으로 돌변했다.

조성진은 자신의 첫 스튜디오 정규 앨범 ‘쇼팽:피아노 협주곡 1번·발라드’를 오는 25일 발매한다. 지난해 10월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이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이다. 앨범에 담긴 쇼팽 피아노 협주곡은 지난 6월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발라드 전곡과 녹턴은 지난 9월 독일 함부르크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녹음을 마쳤다.

16일 오전 11시 서울 창경궁로 JCC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은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에 대해 “밴드 비틀즈나 지휘자 카라얀 등이 녹음한 공간”이라며 “스튜디오에 위대한 음악가들의 사진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 정말 설레고 신기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솔로 레코딩이 콘체르토 레코딩보다 힘들었다”며 “콘체르토 레코딩을 할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호흡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솔로 레코딩은 큰 스튜디오에서 혼자 피아노를 치려니까 외롭고 고립된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유독 쇼팽의 곡을 많이 연주했다. 벌써 50번에 달할 정도다. 조성진은 “많은 횟수를 연주하며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있었다”며 “그 점을 가장 신경 썼다. 처음 연주하는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같은 곡을 여러 번 연주하는 것에 대해 지루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조성진은 “오히려 더 재밌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거나 내 연주가 느는 걸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제야 조금씩 쇼팽 콘체르토가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떤 곡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50번은 연주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조성진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을 차지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더 이상 콩쿠르에 참여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연주 요청이 밀려들었다. 프랑스 솔레아 매니지먼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DG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오랜 꿈이었던 미국 카네기홀 리사이틀은 내년 2월에 펼치게 된다

조성진은 “아직 얼마 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중 가장 빨리 지나간 한해였다”며 “달라진 점은 전보다 이메일이 많이 온다는 것 정도다. 유명세는 아직도 잘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이어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지 않다”며 “생각해보면 크게 바뀐 점은 없다. 내가 원하는 연주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된 건 좋은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성진은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하는 게 내 꿈 중 하나였다”며 “두 번째 홀에서라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작년 이맘 때 메인홀로 리사이틀 초청을 받게 돼서 메일을 보고 너무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꿈에 대해 “한 가지 목표를 이루니까 또 욕심이 생긴다”며 “연주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베를린 필, 비엔나 필과 협연을 하는 것이 지금의 새로운 목표다”라고 털어놨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4개의 발라드, 한국 팬들을 위한 보너스 트랙 녹턴 20번이 담긴 조성진의 첫 정규 앨범은 오는 25일 발매된다. 조성진은 자신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내년 1월 4일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 5월 6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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