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초대석] 최성재 한국노인력개발원 원장

[기관장 초대석] 최성재 한국노인력개발원 원장

기사승인 2016-12-05 17:16:14

[쿠키뉴스=이은철 기자] "노인과 노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다. 하루 속히 이러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범국민적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지난 10년간 개발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사회에 만연한 노인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민간일자리 개발 관련 연구 부족 등으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임기 동안 민간 일자리 개발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자 한다일하는 복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다음은 최 원장과의 일문일답.

 

-개발원의 주요 역할은 무엇인가.

정부의 주요 노인 복지 정책인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전담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은 노인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및 사회활동을 지원해 노인복지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2004년부터 시행됐다개발원의 주요 기능 및 사업으로는 노인일자리의 개발 및 보급 노인일자리사업 종사자 교육 노인일자리에 관한 조사 및 연구 노인일자리 종합정보시스템 및 노인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운영 등이 있다.

 

-취임 이후 그간의 소회를 전한다면.

개발원은 제가 2005년 설립준비위원장을 맡았었고, 출범이후 이사장과 선임이사 그리고 자문위원으로 계속 관계를 가져왔기 때문에 더욱 많은 애정과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개발원은 일자리를 비롯한 사회참여 활동 지원을 통해 노후 생활을 보다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고자 출범했고, 그간 많은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이러한 기관의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으로 부담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정부의 재정지원일자리뿐만 아니라, 민간기업과 연계한 일자리 개발에 노력해왔으나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지난 1년간은 민간분야 일자리 창출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교육과 훈련으로 노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개발원의 미션을 노인일자리 활성화를 통한 활기찬 고령사회 구현’, 비전을 생산적 복지 실현을 선도하는 노인일자리 중추기관으로 재규정하고, 임직원 모두가 미션과 비전을 숙지하고 전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앞으로도 개발원의 사회적 역할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관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올해 정부는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총 7,557억원(국비 3,907억원, 지방비 3,65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기초연금 수급 노인 위주로 387천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이와 동시에 생산가능 인구(15~64) 감소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이비부머의 노인세대 진입 등에 대비해 어르신들이 보다 높은 보수를 받으실 수 있는 민간기업 연계 일자리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재정지원 일자리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인 채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기업에 이익이 되는 맞춤형 노인일자리 개발 및 인식개선 노력하고 있다또한 실용적 연구를 추진하고 노인을 인적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교육 및 훈련을 적극 추진 중이다.

민간기업의 노인일자리 수요조사를 통해 기업맞춤형 직업소양교육 과정을 개발해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시니어호스트·시니어텔레마케터 직무 교육을 진행했고, 차량안전지도사 교육도 시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노인취업교육센터를 작년 6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했다.

민간부문 일자리 개발은 지난 10년간 개발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사회에 만연한 노인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민간일자리 개발 관련 연구 부족 등으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임기 동안 민간 일자리 개발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자 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해 온 오늘의 노인세대가 조금이라도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사회활동에 동참하면서 활기차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고령화 사회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우리나라는 오는 2017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총 인구의 14%인 고령사회에 도달하고, 202665세 이상 인구가 21%이상이 되면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2050년 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34.9%에 도달해 일본에 이어 제2의 노인 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사회가 고령화사회로 진전하는 것은 불가피한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노인인구(65세 이상)는 유소년인구(0-14)를 앞지르게 되어 고령화사회의 사회적 부담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60세가 넘으면 실제로 취업이 대단히 어려워 사회적으로는 60세 이상이 노인이 되고 있다. 고령화사회의 부담을 줄여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 중의 하나는 60세 이상에게 일자리와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100세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60세 이상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면, 충분히 기업이 원하는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개발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노인일자리사업은 국가재정지원을 통해 저소득층 노인의 일자리 및 사회참여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참여 희망 노인은 많으나 재정적 제약 등으로 모든 노인에게 일자리 제공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매년 지속적인 사업량 확대를 통해 수요충족률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노인일자리 수요충족률 ‘1321.5%’1633.9%)

한달에 20만원 정도 지급하는 국가 재정지원 일자리는 사실상 일자리라 하기 보다는 수당을 지급하는 일종의 자원봉사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도의 일자리로서는 노인의 빈곤문제 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노인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일자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사업은 일하는 복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의 재정지원 일자리는 소득 중하위층 노인들을 중심으로 근로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노인들의 소득을 일자리를 통해 보충하는 기능도 하지만 제대로 된 일하는 복지로서의 기능은 대단히 약하다.

우리나라의 노후소득을 다층으로 보장하고는 있으나 공적연금제도 도입이 늦어져 2015년 기준 공적연금 수급자는 42.3%이고 평균 연금수급액은 51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퇴직금 제도가 전환된 퇴직연금제도도 늦게 도입돼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거의 수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65세 이상을 위한 소득보장체계는 빈곤층을 위한 공공부조 즉 국민기초생활보장과 노인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다. 이는 기본적 생계유지가 가능한 절대적 빈곤문제는 해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발전 수준에 걸맞은 국민적 최저생활 수준은 보장되지 못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은 거의 50%가까이 이르고 있으며, OECD 국가에서 상대적 빈곤율이 단연 가장 높다.

현재 60세 이상 1,000만명 중 일하기를 일하기 원하는 사람은 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에게 보다 더 오래 일하고 보수도 더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 사회활동 환경을 세계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와 있는가.

2014노인 실태조사 기준 우리나라 노인의 취업을 통한 경제적 활동은 32%이다. OECD 자료를 봐도 65세 이상 인구의 2014년 기준 경제활동 참가율이 31.9%, 고용율이 31.3%으로 OECD평균인 13.8%, 13.4%비해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근로여건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전체인구에 비해 불만족 비율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노인들의 경제활동 비율은 높으나, 사회활동 환경은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7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700만에 육박하고, 60세 이상 노인은 1,000만을 넘을 것이다. 이렇게 크게 증가하는 노인의 다양한 욕구를 지금까지와 같은 연금이나 공공부조 같은 복지제도 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노인들로 하여금 소득 창출과 관련된 일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세금도 내고, 연금 수급기간도 줄여 국가재정과 연금재정 절약에 기여하게 할 수 있다노인의 일자리는 소득을 보충해 노인빈곤을 완화시키고, 아울러 건강증진, 사회참여도 증진할 수 있게 됨으로써 노인과 가족이 모두 행복하게 될 것이다.

급속하게 다가오는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를 지속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노인들의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더 나아가 노인들을 훈련시켜 능력을 향상하고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재정 지원 일자리 개발과 관리 위주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노인들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및 제도적 여건을 조성야 한다. 더불어 민간기업과 모든 국민이 노인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도록 정부와 민간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선진국의 많은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나이가 60세가 넘었다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생산성에는 개인차가 크고, 또한 지식과 훈련 정도, 종사하는 직업에 따라 다르고, 나이 많은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도 많다는 것이다.

나이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한다면 미국은 1987에 정년을 폐지하고 3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노동생산성이 높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고령화사회를 지속가능하고 발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일하고자 하고 능력 있는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자리 제공을 가로 막는 것이 무엇보다도 노인과 노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이다. 하루 속이 이러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기업인·일반국민 모두가 노인과 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노인과 함께하는 사회,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사회는 우리나라 고령화사회의 새로운 모습이고 비전이 돼야 한다.

고령화는 불가피하다. 피할 수 없는 고령화사회는 부담이 되고 활기가 떨어지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하나 되면 만들 수 있는 새롭고 발전된 사회이다. 이런 고령화사회는 장수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는 사회이다.

 

<최성재 원장>

-1946913일 출생
-경북고 졸업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Washington대 사회사업학 석사
-CaseWesternReserve대 사회복지학 박사
-이화여대 교수
-서울대 교수
-보건복지부 자문관
-한양대 석좌교수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 사무총장

dldms8781@kukinews.com

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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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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