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행정고시를 합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금융위원회 K모 사무관은 서민금융 정책의 수립 및 조정·관리하는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갑질로 유명했다. 서민금융기관 한 관계자는 그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적절하게 자신의 지위를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전신인 미소금융재단의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 않다. 미소금융 시절 서민금융지원 기관임을 망각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민간 대출 기관인 듯 행세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 위에서 군림했다.
이와 관련 한 내부 관계자는 “100명의 자영업자가 있다면 5년이 지나면 50명이 망하고 10년이 지나면 99명이 망한다. 왜 이런 사람들에게 예산을 낭비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지원을 해줘도 고마워할 줄 모른다”면서 혀를 찼다. “일부 사람들은 대출 브로커와 짜고 신용회복, 채무조정을 미리 염두해 두고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책금융 지원을 받은 사람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처럼 정책당국 및 서민금융지원기관 담장자의 자세는 여전히 관료적으로 10년 전이나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취약 차주 등 서민금융 문제를 금융사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뀌질 않았다. 당국자들은 금융사 창구 직원들의 마인드를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조금 더 사명감을 가지고 새희망홀씨 등 4대 서민정책금융 상품을 소개해야 한다”며 “은행 핵심평가지표(KPI)에 반영토록 권고했고 은행별 경영평가를 할 때도 서민금융지원실적을 반영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한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정책금융 지원 규모가 7조원으로 늘었다고 자랑만 늘어놓고 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서민을 위하는 마음가짐에는 변화된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을 개돼지’라고 칭한 한 공무원처럼 서민관련 기관 담당자들의 머릿속에도 이런 생각이 묻어 있을까 두렵기도 하다.
서민정책 및 관련 기관 담장자들에게 묻고 싶다. 누구 때문에 일하고 먹고 살고 있는지. 만약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서민관련 부서와 기관은 생기지도 않았을 곳들이다. 서민을 ‘갑’으로 모시는 마음가짐 없이 자신이 ‘갑’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길 감히 조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