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영영"...전주서 '90대 노파-10대 소년' 시신 뒤바뀐 소동에 유족 '발칵'

"하마터면, 영영"...전주서 '90대 노파-10대 소년' 시신 뒤바뀐 소동에 유족 '발칵'

기사승인 2017-07-13 13:56:13


[쿠키뉴스 전주=김성수, 이경민 기자] 전북 전주의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90대 노파의 시신과 10대 소년의 시신이 뒤바뀌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 오전 8시께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하던 A모(93) 할머니의 유족들은 할머니의 시신을 운구차에 실었다. 운구차에 실린 할머니의 관을 살펴본 유족은 관에 다른 이름이 적혀져 있는 것을 보고, 장례식장측에 확인을 요구했다.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장례식장측은 "착오가 있었다"며 할머니의 이름을 적혀져 있던 관을 유족들에게 다시 건넸다.

당초 안치실 1번 시신냉동고에는 고등학생의 시신이, 7번 시신냉동고에는 할머니의 시신이 안치돼 있었다. 그러나 전날 입관을 하면서 직원의 실수로 두 시신의 관에 이름이 바뀐 채로 붙어 있었던 것.

즉, 발인 당시 유족이 처음 운구했던 시신이 할머니가 맞았지만, 장례식장의 실수로 인해 직원이 다시 이름만 확인하면서 학생의 시신을 내어 준 셈이 돼 버렸다.

한바탕 소동을 겪은 할머니의 유족들은 전주 효자동에 있는 승화원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내내 발인 소동이 찜찜했던 유족들은 승화원에 도착해서 쉽사리 화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화장을 눈 앞에 두고 시신이 정말 맞는지 마지막 확인을 하고 싶었던 유족들의 말에 승화원측은 "발인한 장례식장에 가서 시신을 확인한 뒤 다시 오시는게 좋을 것 같다"며 유족과 시신을 다시 장례식장으로 돌려보냈다.

시신을 다시 장례식장으로 옮겨온 유족들은 정례식장 직원들과 함께 관을 열어 확인한 결과, 관 속에 할머니 대신 19살난 고등학생의 시신이 있었던 것.

화들짝 놀란 유족들은 전후상황을 장례식장측에 따져 물으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우선 장례를 먼저 마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 할머니의 시신을 다시 승화원으로 운구해 화장을 마쳤다.

당초 오전 9시 화장 예약시간이었지만, 1시간40분이 넘어서야 화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할머니의 화장 예약시간은 오전 9시, 학생의 화장 예약시간은 오전 11시였다. 유족들의 마지막 확인이 없었더라면 자칫 시신이 바뀐 채로 재로 변해 영영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될 뻔 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직원이 착각해서 실수를 했다. 제대로 썼어야 하는데 직원이 당시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시신의 관에 이름을 나중에 쓰면서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승화원 관계자는 "할머니의 유족들이 승화원에 도착해 결정을 못하는 것 같아 장례식장에서 최종 확인을 하도록 권유했다"며 "그나마 다행히 시신을 제대로 찾아 화장을 마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tarwater2@kukinews.com, jbeye@kukinews.com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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